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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서 민간인 200여명 피살…반군 소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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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서 민간인 200여명 피살…반군 소행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는 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州)에서 19일(현지시간) 2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고 AP 통신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들은 암하라족이 대부분이며 최근 에티오피아에서 민족 간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 가운데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오로미아주 김비 마을 거주민인 압둘 시드 타히르는 AP에 "지금까지 수습한 시신을 세어보니 230구였다.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는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숨진 이들을 집단 매장지에 묻고도 여전히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며 "이제 연방정부 군이 도착했지만 그들이 떠나면 공격이 또 이어질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자신의 이름을 샴벨이라고만 밝힌 또 다른 증인은 "30년 전 재정착 정책에 따라 현재 주거지에 온 암하라족 사람들은 '닭처럼 죽임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대량 학살이 또 일어나기 전에 이주할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참사의 목격자들은 2019년부터 오로미아주에서 정부군과 내전을 벌이고 있는 오로모 해방군이 민간인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오로미아 지방정부 역시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오로모 해방군의 소행으로 지목하면서 "(정부) 군이 작전을 개시하면서 버틸 수 없게 되자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로모 해방군의 오다 타비 대변인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AP에 메시지를 보내 "김비 마을에서 우리의 공격을 받아 후퇴하던 현 정권 군부와 지방 민병대가 우리를 지지하는 이들을 공격하고 재산을 파괴한 것"이라며 "공격이 일어났을 때 우리 군은 그 지역에 도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인구가 1억2천만여명으로 아프리카에서 2번째로 많은 에티오피아는 80여개 민족, 10개 준자치 지방정부로 구성된 연방국으로 민족 간 갈등이 잦다.
2020년 11월 지역 정파인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이 정부군을 공격했다며 정부가 군사 대응에 나서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초기엔 연방군으로 전세가 기울었으나 반군이 역습에 성공에 성공하면서 티그라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 내전이 됐다.
이번 공격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오로모 해방군 역시 연방정부에 대항하며 TPLF에 합세한 상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내전이 길어지면서 수천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정부가 임명한 에티오피아 인권위원회는 이날 민간인 희생을 막을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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