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총선서 과반확보 실패한 듯…좌파·극우 동시 약진(종합2보)
AFP "앙상블 200∼260석, 좌파연합 149∼200석, 극우 국민연합 60∼102석"
집권 2기 국정운영 비상…감세·연금개혁 등 공약 추진동력 약화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이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AFP는 5개 여론조사 기관들이 부분적인 개표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예측치를 인용해 이처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르네상스당을 포함한 여권 '앙상블'의 의석수는 200∼260석으로 과반(289석)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마크롱 대통령의 정당과 협력 정당의 의석 345석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1주일 전 1차 투표 직후 나온 예측치 225~310석의 하단에 걸치거나 미달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예측대로라면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이 국회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연합 '뉘프'(NUPES)는 149∼200석을 얻어서 제1 야당으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60∼102석으로 깜짝 약진해 역대 최고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8석을 얻는 데 그쳤던 국민연합이 이번에는 15석 이상 확보해 의회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였음을 고려하면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중도우파인 공화당(LR)은 40∼80석을 차지하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전국에서 뽑힌 임기 5년 하원의원 577명은 4월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과 임기를 거의 같이 한다.
12일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와 등록 유권자의 12.5%가 넘는 표를 확보한 2∼4위 후보들이 결선에서 다시 붙어서 최종 승자를 겨뤘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 성공 두달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큰 위기를 맞았다.
예측대로 여당이 의회를 확실히 장악하지 못하면 집권 2기 국정 운영에는 비상이 걸린다.
감세, 연금 개혁, 은퇴 연령 62세에서 65세로 상향 등의 공약을 추진하려면 의회 내 다른 세력과 협력해야 하므로 추진동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뿐 아니라 외교에서 국내 정치로 초점이 이동하면서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반에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결선 투표를 앞두고 독일 정상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등 대외적으로 엄혹한 시기임을 강조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만약 '앙상블'의 실제 의석수가 예측치의 하단에 그쳐서 다수당이 없는 구조가 되면 정치권은 대혼란에 빠져들고 논의가 마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3위를 기록하며 선전한 멜랑숑은 은퇴연령 60세로 하향, 최저임금 15% 인상, 생필품 가격 동결, 기후변화 방지를 공약으로 걸고 민심을 파고들었다.
여권 인사들은 선거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리샤르 페랑 하원의장을 포함해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과 각료들이 여럿 낙선한 것으로 보이는 등 타격이 크다.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패배시 내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선을 그어놨다.
여당 인사들은 그러나 여전히 다수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뜻을 같이 하는 다른 모든 중도 정당들에 손을 내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즉시 야당으로 남겠다고 밝혔다.
'뉘프' 본부에선 다들 손뼉을 치고 환호를 하는 등 축제 분위기다. 멜랑숑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완전히 예상 못한 상황"이라면서 "마크롱의 선거 실패"라고 말했다.
국민연합(RN)은 기대 이상 성적에 잔뜩 고무됐다.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맞붙었던 르펜 대표는 좌우 양측의 모든 애국자를 단결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 기권율은 53.5~54%로 예측돼 1차 투표 52.5%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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