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푸틴, 지난해 정상회담 더 안하려 했다"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 배제 안해…"지금으로서는 문의 없어"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럽과 러시아 간 유럽안보원칙을 논의하는 회담체계를 만들려고 시도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독일 편집네트워크(RND) 소속 신문들과 한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더는 없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 나는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담 외에 추가로 유럽의 안보원칙에 관한 유럽과 러시아간 회담체계를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르망디 4자 회담은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의 4자회담 형식을 일컫는다. 2014년 6월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서 해당국 정상들의 회동 결과로 생겨난 회담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4개국 정상들은 2015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연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휴전을 선언하는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임기가 막바지여서 무력했던 점을 자인했다.
그는 "내가 더 오래 재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명확했던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나는 지난해 여러 시도가 아무것도 이룩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그가 퇴임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뤄왔느냐는 질문에는 "나의 퇴임도 이에 기여했을 테고, 프랑스의 선거,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민스크 협정 이행 미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르켈 총리는 추후 이번 분쟁에서 중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언제든 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으로서는 문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안보원칙과 관련해서는 냉전이 극복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그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공은 유럽 전후사의 단면으로 앞으로 수년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르켈 전 총리는 올라프 숄츠 현 총리의 행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래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생존을 위해 전력투구하되 직접 전쟁당사자가 되지 않는 것은 올바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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