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셋방살이하던 키이우 시립발레단, 올가을 미국 투어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프랑스 파리에 발이 묶였던 '키이우 시립 발레단'이 올가을 미국 투어에 나서 세계에 우크라이나인의 기상을 알릴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레단은 9월 16일부터 뉴욕, 시카고, 디트로이트, 샬럿 등 미국 13개 도시에서 '백조의 호수' 등을 포함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발레단은 이번 투어의 일환으로 10월 뉴욕시티센터에서 열리는 추계 국제 무용축제 '폴 포 댄스'(Fall for Dance)에도 참가한다. 여기서는 포크댄스 '키이우의 사람들' 등 현대무용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투어에는 크리스티나 카다셰위치, 옥사나 본다렌코 등 주요 공연자들이 참여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발레단의 솔리스트 출신인 브세볼로드 마에우스키가 수석무용수를 맡았다.
앞서 키이우 시립 발레단은 2월 23일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방문했다가 그 바로 다음 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바람에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파리에 발이 묶였다.
무용단은 그 이후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임시 상주하는 '셋방살이'를 하며 우크라이나 시민돕기 자선 공연 등을 벌이면서 조국을 위해 활동했다.
일부 무용수들은 자원입대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향했으나 전투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군에서 거절당하기도 했다.
이반 코즐로우 발레단 예술감독은 "무용수들은 전화로 우크라이나 현지 가족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며 "미국 투어에서는 예술뿐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