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中수출 '제로' 돼…9월 대만에 대표처 설립"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 발트3국인 리투아니아가 대만과 교류를 강화하면서 대중국 수출이 '거의 제로'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투아니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9월 대만에 대표사무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대만을 찾은 조비타 넬리우프시네 리투아니아 경제차관은 15일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9월에 대만에 리투아니아 대표사무소를 개설한 계획"이라며 이번 방문에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고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사 등이 전했다.
앞서 리투아니아는 지난 3월 대만에 리투아니아의 주 대만 대표처(경제문화판사처) 설립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주 리투아니아 대만대표처'가 개관한 데 이은 것이다.
유럽에 대만 외교공관이 신설된 것은 18년 만이다. 특히 대표처 명칭이 외교적 관례에 따른 '타이베이'(Taipei) 대신 '대만'(Taiwan)을 사용해 대만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됐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이에 반발해 리투아니아 주재 대사를 소환하고, 양국 외교관계를 대리대사급으로 격하했다.
중국은 "실수를 바로잡아라"며 리투아니아를 계속 압박하면서 일부 리투아니아 수출품의 통관을 막는 등 경제 보복에 나섰다.
넬리우프시네 차관은 "중국은 우리의 중요한 수출 파트너였으나 올해 1분기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제로'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이는 일부 분야와 사업, 경제의 일정 부분에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2억4천만유로(약 3천200억원) 규모의 대중 수출은 대만이나 아시아의 다른 시장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정책 중 하나는 정책 다변화"라며 "대만과 인도·태평양 지역 다른 나라에서 견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파트너를 찾는 것이 우리에게는 과거보다 훨씬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중국이 리투아니아에 경제 보복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리투아니아산 맥주와 낙농제품, 소고기, 럼주 등의 수입을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리투아니아의 대만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했다고 앞서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1월 유럽연합(EU)은 리투아니아에 대한 경제 보복을 문제 삼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EU는 중국의 리투아니아에 대한 행동이 EU 단일시장의 통합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은 리투아니아와 관계가 악화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한 리투아니아 탓이라며 "EU가 중국·리투아니아 문제를 확대하거나 중국·유럽의 차원으로 끌어올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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