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올해 인플레 15%, 제재 충격 예상보다 작다" 자평(종합)
"루블화 적정가치보다 고평가"…중앙은행 "환율개입은 안할 것"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장재은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작을 것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자국 관영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올해 12월 연간 인플레이션이 15%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치는 애초 러시아 경제개발부가 올해 4월말 제시한 20.7%보다 낮은 수준이다. 러시아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 4월 17.8%까지 올랐으나 5월에는 17.5%로 둔화했다.
벨로우소프 부총리는 수요 부족에 따른 디플레이션(경제 전반의 물가 하락)과 인플레이션이 혼재된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2024년에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적정하다고 보는 목표치인 4% 정도까지 낮추겠다고 자신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광범위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국제결제망에서 주요 은행이 퇴출당해 교역이 차질을 빚는 데다가 핵심 부품이나 기술을 들여오지 못해 첨단 제조업의 성장도 둔화하고 있다. 서방의 주요 기업도 러시아에서 떠났고 추가 투자를 중단했다.
벨로우소프 총리는 또 "현재 루블화 환율인 달러당 55∼60루블을 보면 디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을 고려할 때 루블화가 지나치게 강세"라며 "우리 산업에 적당한 균형점은 달러당 70∼80루블"이라고 분석했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현재 루블은 달러당 57루블 내외로 거래되고 있는데 이같은 환율은 루블화 가치가 2018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러시아 관리들은 경제성장률 또한 애초 전망보다 덜 비관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막심 레세트니코프 경제개발부 장관은 "5월 자료를 보면 경기하강이 생각했던 것보다 덜 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8%로 지난달 제시한 바 있다.
레세트니코프 장관은 현재 경제지표를 보면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인 올해 3월 예상보다 서방 제재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전망과 추산치를 조정하는 게 합당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더 많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16일(현지시간) 루블화의 이상 강세에도 환율 조정을 위해 직접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의도적으로 루블화를 악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인플레이션율이나 환율에 대해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으며, 환율은 기존 통제 조치 하에서 변동할 수 있도록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국이 수출업자들의 의무적 외화 매각 규정을 폐지하는 등 외환 통제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가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환율은 주로 수출과 수입의 상관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무역수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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