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경제충격 속 15일 정책금리 내리나
물가 안정·자본 유출 진정에 일각서 MLF 금리 인하 전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당국이 15일 정책 금리를 인하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5일 중국에서 2천억 위안 규모의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의 만기가 도래한다.
MLF 대출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유동성 총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MLF 대출 만기 도래일에 신규 MLF 대출 규모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 총량을 조절한다.
또 신규 MLF 대출 적용 금리를 조절하면 매달 20일 발표되는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한 긴축 기조에 접어든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15일 MLF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좀 더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를 점치는 이들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최근 조사에서 15일 MLF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혹은 차후에라도 MLF 금리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현행 중국의 1년 만기 MLF 금리는 2.85%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월 1년 만기 MLF 금리를 0.1%포인트 인하, 우한 사태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MLF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핵심 대도시 봉쇄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중국은 재정 조기 집행, 인프라 투자 확대, 소비 확대 지원 등 방안을 동원해 경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려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을 공격적으로 펴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급속히 악화된 4월 경제 지표가 발표된 5월에도 인민은행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광범위한 대출 금리를 좌우하는 1년 만기 LPR을 동결하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만 0.15%포인트 내렸다.
중국이 경제 위기 속에서도 더 공격적으로 통화정책을 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금융 시장의 질서를 좌우하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추세여서 이를 거스르는 완화 정책을 폈을 때 자본 대량 유출, 주가 급락 등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미중 통화 정책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이미 금융 시장에서 중국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역전이 굳어지는 추세다. 현재 중국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2.78%, 3.25% 수준이다.
다만 주요 선진국과 달리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물가가 비교적 낮게 유지되고 있고, 미중 금리 역전에도 최근 중국 금융 시장에서 자본 유출 흐름과 위안과 가치 급락 현상이 다소 진정되고 있어 중국이 최소 한 차례 정도 소폭 금리를 인하할 공간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1%에 그쳐 중국 정부가 연초에 제시한 연간 목표 관리 범위 3% 이내에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작년 10월 13.5%까지 올랐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5월 6.4%까지 내려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경제 성장을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완만한 물가 상승은 중국 정책 결정자들의 추가 부양에 관한 우려를 완화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이코노미스트 딩솽은 "50% 이상의 확률로 이달 MLF 금리가 0.1%포인트 내리고 뒤이어 1년 만기 LPR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 경제가 2분기 역성장이 우려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노무라증권은 지난주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8%에서 0.3%로 하향 조정했다.
마침 15일은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업률 등 5월의 핵심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날이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실업률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돼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이날이 MLF 금리 인하를 하기 적절한 시점이라는 관측이 있다.
중국 당국도 당장 이달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금리를 한 차례쯤은 더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경제·금융 분야의 권위 있는 관영지인 증권일보는 14일 여러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식의 기사에서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공간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증권일보는 "올해 들어 MLF 금리와 LPR가 모두 내려간 바 있지만 금융 당국이 여러 차례 기업의 금융 비용을 낮춰주겠다고 강조한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보편적으로 하반기에 금리가 내릴 공간이 남아 있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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