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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강경 대응 예고한 美…北 핵실험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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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강경 대응 예고한 美…北 핵실험 막을 수 있을까
北 핵실험 버튼 만지작거리자 美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 경고
金 "정면승부"에 한미일 국방 31개월 만 회동…13일 한미외교 메시지 주목
北 코로나 상황 변수…공은 北에, '벼랑끝→극적대화' 가능성도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준비돼 있다."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의 지난 7일 발언이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기류 속에서 한반도 긴장이 치솟는 와중에 서울을 찾은 셔먼 부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강경한 '작심 발언'을 내뱉은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어떤 비상계획을 마련했냐는 질문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북한은 알게 될 것"이라는 또 다른 강렬한 한마디를 남겼다.
그 직후 브리핑을 자처한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셔먼 발언의 의미를 묻자 "더할 게 없다. 우린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외교를 대북 기조로 천명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고강도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보다 대북 강경 입장이 선명해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언급이 좀 더 강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할 때마다 규탄하면서도 조건 없는 대화도 준비돼 있다며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 메시지를 빼먹지 않고 있긴 하다.
하지만 눈길은 점차 수위를 더하는 발언에 쏠릴 수밖에 없다.
바이든 정부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고강도 입장을 내놓는 것은 연초부터 끊이지 않는 북한의 무력 시위가 선을 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에 대한 모라토리엄 폐기를 천명한 북한이 실제 ICBM을 쏘고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핵실험까지 준비하고 있어서다.
동맹 관계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과의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원칙적인 대북 정책을 공식화한 새 정부와의 '보폭 맞추기'이기도 한 셈이다.



어쨌든 이러한 미국발 메시지는 엄중한 현 상황에 대한 미 행정부 내 기류를 반영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어찌 보면 진짜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대북 경고이자 절박한 호소처럼 들리기도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순간 미국의 대북 대응은 경고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행에 옮겨질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항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핵심으로 하는 대응이 뒤따르면서 '화염과 분노'로 상징되는 2017년 상황이 재연될 여지도 없지 않다.
미국이 핵실험을 기정사실로 하면서도 강경 대응을 거론하며 볼륨을 높이는 사전 경고음이 핵실험을 막을 묘책이 될지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먼저 발걸음을 멈추게 하려는 '치킨게임'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10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강대강 정면승부 투쟁원칙'을 재확인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핵실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한미·한미일 국방장관도 11일 잇따라 만나 대북 경고 메시지를 거듭 발신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확장 억제의 지속 제공을 재차 확인했다.
2년 7개월 만의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선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추적 감시 등에 대한 한미일 군사훈련 방안도 논의됐다.



물론 대결이 대화로 전환될 소재가 없진 않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제안을 수용한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호의에 묵묵부답이다. 이미 미국은 최고위급이 각종 형식으로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외면당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13일 워싱턴DC 회동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미 외교 수장이 내놓을 대북 메시지로 현 상황의 진로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고, 북한 역시 이를 주시하고 있을 터이다.
이제 공은 그야말로 북한 손바닥 위에 놓였다.
북미는 과거 벼랑 끝에서 대화로 극적 전환한 역사가 적지 않다.
핵실험 버튼이 눌러지기 전에 이런 분위기가 조성될지, 아니면 핵실험이 감행되고 이후 상황 변화를 모색할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안갯속에 파묻혀 있다.
물론 어떤 경우라도 전쟁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게 대원칙이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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