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총격 부실 대응 경찰서장 "지휘관인 줄 몰랐다" 변명
'무전기 안챙겼다' 비판에 "총 쥐려고 일부러 그랬다" 주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을 초래한 경찰서장이 사건 당시 현장 지휘관인 줄 몰랐다고 변명했다.
피트 아리돈도 텍사스주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은 10일(현지시간) 텍사스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현장 지휘관이 아닌 최일선 대응자로 생각했고 다른 고위 경찰이나 기관이 대응을 통제할 것으로 짐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전술 장비와 저격수, 잠긴 교실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했을 뿐 현장 지휘관 자격으로 어떤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아리돈도 서장은 출동 당시 무전기를 지참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선 총을 쥐기 위해 무전기를 일부러 놓고 왔다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도 펼쳤다.
앞서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아리돈도 서장이 현장 지휘관이었고 상황을 오판해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를 즉각 제압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9명은 교실 복도에서 1시간 넘게 대기한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라모스의 학살극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텍사스 트리뷴은 대규모 긴급 사태 매뉴얼을 인용해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한 경찰이 사건 지휘관이라며 현장 책임자인 줄 몰랐다는 아리돈도 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무전기를 챙기지 않은 아리돈도 서장의 결정은 그가 당시 현장에 모인 최소 5개 기관 소속의 경찰관들과 무선 교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경찰 전술 전문가인 스티브 아이제임스는 아리돈도 서장이 심각한 판단 착오를 일으켰다며 "경찰이 일부러 무전기를 두고 왔다는 말은 평생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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