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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블록체인 게임 시대 코앞인데 정부는 뒷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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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블록체인 게임 시대 코앞인데 정부는 뒷짐만
P2E 게임이 글로벌 대세인데 문체부는 현황 파악도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블록체인 게임의) 불완전한 모습을 보고 단편적으로 이해한 게 블록체인의 가능성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강대현 넥슨코리아 부사장, 지난 8일 넥슨개발자콘퍼런스에서 블록체인 게임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3년 내로 세상에 있는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게임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게임이 훨씬 더 재밌어지기 때문입니다."(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지난달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로 국내 게임사들이 이에 기반한 P2E(Play to Earn·플레이해서 돈 벌기) 게임과 NFT(대체불가토큰)를 도입한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과 코인을 만들어 선보이고, 게임 속 재화를 가상화폐와 교환할 수 있게 해 P2E를 구현하거나 아이템을 NFT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유일하게 이런 흐름에 뛰어들지 않고 있던 넥슨도 이달 초 최근 핵심 브랜드인 '메이플스토리'에 기반한 블록체인 게임 개발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 'P2E' 직접 언급은 꺼려도 블록체인·NFT 도입 활발
접근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렇듯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을 비롯한 우리나라 게임사 대부분이 블록체인 게임을 내놨거나 서비스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P2E를 표방하는 회사는 드물다. 실제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이 P2E와 무관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놓고 '돈 벌기'를 강조하면 사행성 짙은 도박성 게임처럼 여겨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가 더 크다.
이 때문에 Enjoy and Earn(즐기고 돈 벌기), Play to Own(플레이해서 소유하기)과 같은 P2E의 대체 단어도 등장했다.
그렇지만 현재 서비스되는 P2E 게임을 비롯해 개발 예정인 블록체인·NFT 게임들은 게임으로 얻은 결과물을 가상화폐를 통해 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환금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행법상 P2E 게임은 국내에서 불법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은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점수, 경품, 게임 내 화폐 등을 환전·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게임사들도 이를 잘 알기에 국내 이용자의 접근이 차단된 글로벌 버전에만 P2E 기능을 탑재해 서비스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에 NFT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P2E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결국 북미·유럽 버전에만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넥슨도 최근 블록체인 게임 제작 계획을 밝히면서 현재로서는 국내 서비스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게임의 핵심 시스템에 블록체인이나 NFT가 개입된 이상 필연적으로 P2E가 따라 오는 셈이고, 게임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런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 문체부, P2E 게임 관련 연구용역 '제로'…국회 입법 논의도 없어
대형 게임사들이 움직이는 만큼 블록체인 게임은 메타버스·웹 3.0 등의 흐름을 타고 세계 게임시장의 주류가 될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
그러나 게임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P2E 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과 한국 게임업체들의 화두가 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 하는 모양새다.
정부 각 부처·기관의 연구용역 진행 상황과 결과물이 등록되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PRISM)에서도 NFT나 P2E 게임에 대한 연구나 보고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술품 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NFT를 도입하는 방안을 거론한 연구가 유일하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게임정책,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도 P2E 게임 규제 완화 여부와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국회에서도 P2E 게임 규제와 관련해 별다른 입법이나 법률 개정 논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각 게임사가 그리는 블록체인 게임의 모습은 조금씩 다르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게임산업법 조항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판교의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블록체인이나 NFT가 어떻게 게임 시스템 속에 구현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데, 현행법은 그저 환금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도박성 게임으로 규정하고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이나 세부적인 규정이 마련된다면 이를 준수하면서 블록체인 기술도 건전한 방향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한국게임학회 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게임업계의 자정 노력이 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 교수는 "P2E 규제 완화를 이야기하려면 블록체인 게임 속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팔지 않아야 하고, 게임 속 경제와 가상화폐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안부터 강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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