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외화 수입 50% 의무 매각' 조치 폐지…외환통제 추가 완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현지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이상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루블화 가치 방어 차원에서 도입했던 수출업자들에 대한 외화 수입 50% 의무 매각 조치를 폐지했다.
이날 현지 법률 공시 사이트에 게재된 대통령령은 "대외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거주자(러시아인)들은 정부위원회가 정한 규모의 외화를 중앙은행 이사회가 설정한 기간 안에 의무적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상품 수출 등으로 얻은 외화 수입의 50%를 120일 안에 의무적으로 국내 외환 시장에 매각하도록 한 기존 대통령령을 폐지하면서 외환 통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출업자들은 앞으로 정부위원회가 정한 비율의 외화 수입을 중앙은행이 고시한 기간 안에 매각하면 되게 됐다.
정부위원회와 중앙은행이 추후 확정할 외화 매각 조건은 기존 대통령령이 정한 것보다 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지 나흘째인 지난 2월 28일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금융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수출업자에게 외화 수입의 80%를 사흘 내에 매각하도록 하는 강력한 통제 조치를 도입했었다.
이후 금융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화돼 감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통제 조치를 완화했다.
외화 매각 시한을 3일에서 60일로 늘렸다가 다시 120일로 확대했으며, 매각 비율도 80%에서 50%로 줄였다.
이날 외환 통제 추가 완화 조치는 루블화 가치가 지속적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3월 초 달러 대비 120루블까지 치솟았던 루블화 환율은 최근 들어 60루블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주요 자본 유출 통제 조치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유가로 수출 외화 수입은 늘어나고 수입 격감으로 외화 수요는 크게 감소하는 비정상적 무역수지 흑자가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 같은 루블화 이상 강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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