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감시하는 IAEA 카메라 2대 운영 중단"
'미확인 핵시설' 이란 규탄 IAEA 결의안 추진에 반발…AP "서방 압박 차원"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자국 내 핵시설 감시 카메라 2대에 대한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원자력청(AEOI)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국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수준을 감시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카메라 2대의 운영을 멈춘다고 발표했다.
원자력청은 "이란은 지금까지 IAEA와 광범위한 협력을 해왔지만, 불행히도 IAEA는 이란의 선의에 감사하지 않았다"며 "이에 이란은 의무 사항이 아닌 감시 카메라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IAEA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추가 의정서에 따라 이란 내 핵 시설을 제약 없이 사찰해왔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 파기를 선언하자 이란은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 조항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대한 IAEA의 접근도 제한했다.
그간 이란은 카메라 영상 자료를 자체적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핵협상 진전이 있을 때 이를 제공하기로 IAEA와 합의했었다.
이란의 이번 카메라 운영 중단은 IAEA 이사회가 '미확인 핵시설'과 관련해 이란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준비 중인 가운데 나왔다.
최근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 데 거의 충분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국 내 핵 물질 조사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AP 통신은 이란이 IAEA 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서방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카메라 운영 중단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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