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투기 근접비행' 서방 문제제기에 中 "주권침해 불허"(종합2보)
호주·캐나다 "남·동중국해서 中전투기가 초계기 향해 위협적 기동"
中, 주권·안보이익 주장하며 강경 입장…인·태 지역 긴장 지속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최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공에서 호주·캐나다 초계기와 중국 전투기 사이에 위험한 상황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중국과 서방의 신경전이 고조하는 양상이다
호주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중국 전투기가 지난달 26일 남중국해 상공에서 호주 초계기에 초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중국 전투기가 호주 초계기의 통상적인 감시 활동을 방해하면서 한 다발의 채프(chaff·상대 레이더에 혼란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쇳가루)를 뿌려 파편 중 일부가 초계기 엔진으로 들어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호주 국방부는 주장했다.
또 캐나다 공군 초계기가 최근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했을 때 중국 전투기가 수십 차례에 걸쳐 6∼30m까지 근접 비행을 한 사실이 2일 외신 보도로 알려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극도로 우려스럽다"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두 사안 모두 전투기가 아닌 초계기의 비행에 대해 중국군 전투기가 강경하게 대응한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은 6일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최근 캐나다 군용기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핑계로 중국 근접 정찰과 도발을 확대해 중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고 양측 일선 인원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며 "중국은 결연히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군은 캐나다 측의 도발 행위와 비우호적이고 비전문적인 조작에 대해 신속히 타당하고, 힘있고, 안전하며, 전문적인 조치를 하는 한편 외교채널을 통해 캐나다 측에 엄정한 교섭(항의)을 제기했다"고 부연했다.
또 "중국은 캐나다 측에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일선 부대를 엄격히 단속하고, 모험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엄중한 결과를 캐나다 측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 결의는 결의를 위반하는 감시 활동을 이유로 다른 국가의 관할 하에 있는 해·공역에 군대를 배치해 감시활동을 전개하도록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다"며 "중국은 결의 이행을 명목으로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를 위해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호주 측 문제 제기에 대해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어떤 국가이건간에 '항행의 자유' 기치 아래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중국의 국가 안보 이익과 중대 우려를 제대로 존중하고, 언행을 신중히 해 오판으로 엄중한 결과를 만드는 것을 피하기를 호주 측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무장의 수준이 전투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초계기를 향해 중국 전투기가 초근접 비행을 하고 쇳가루 투척 등의 행동을 했다면 국제관례에 비춰 일반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 서방 군용기가 논쟁의 여지없이 중국 영공을 침범한 경우라면 중국이 군 당국 발표를 통해 침범 사실을 공개했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의도된 강경 행동을 통해 미국 등 서방에 나름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서방을 향해 영유권을 더 강하게 주장할 가능성도 커졌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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