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임기 고민하나…8월 행보 놓고 설왕설래
추기경 회의·지방 방문 등 예고…측근 "임기 종료설은 사실무근"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름 휴가철인 8월 신임 추기경 서임, 지방 방문 등의 일정을 예고하면서 자신의 임기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4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중순에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킬라에서 열리는 가톨릭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라킬라는 1294년에 교황으로 취임한 지 5개월 만에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셀레스티노 5세 교황의 관이 있는 곳으로, 2009년 라킬라가 지진으로 폐허가 됐을 때 베네딕토 16세 당시 교황이 방문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3년 2월 베네딕토 16세는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취임 8년 만에 자진 퇴위를 결정했다.
교황이 선종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례인 가톨릭에서는 자진 퇴위가 매우 이례적이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28일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라킬라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킬라 방문이 반드시 베네딕토 16세처럼 자진 퇴위 가능성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행보와 맞물려 온갖 추측이 나도는 상황이다.
85세로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일상 업무에 지장을 받아 오다가 지난달 손상된 무릎 연골을 지지하는 보강물 삽입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갑작스럽게 라킬라에 방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가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보도가 이탈리아와 가톨릭 언론에서 흘러나온다.
교황의 거취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지난주 교황이 신임 추기경 21명의 서임식을 8월 27일에 열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수면 위로 불거졌다.
추기경으로 새롭게 서임되는 21명의 명단은 이미 발표됐는데, 이중 16명은 80세 미만으로 가톨릭의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바티칸을 비롯한 이탈리아 전역이 휴가를 맞는 8월부터 9월 중순에 신임 추기경 서임식을 겸한 교황 주재 추기경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오스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온두라스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기가 끝날 것이라는 이야기는 사실무근이라며 소문을 일축했다.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의 퇴위 결정에 대해 "후임 교황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자신의 임기가 2~5년 정도로 짧을 것으로 예측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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