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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국호 변경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승부수'?
"경제난 등으로 지지율 하락하자 내년 대선 앞두고 보수 결집 노려"
"국제사회에서 '튀르키예' 통용까지는 수 년 걸릴 듯"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터키가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한 배경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CNN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최악의 경제난에다 지지율 하락세까지 겹친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호 변경으로 보수층 지지세 결집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터키 정부가 국호 변경 계획을 발표한 것은 작년 12월이었다. 이미 에르도안 대통령이 야권의 대권 주자들에게 열세를 면치 못하던 상황이었다.
집권당 정의개발당(AKP)은 2018년 총선에서 42.6%를 거뒀지만, 작년말 기준 지지율은 31∼33% 수준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재선에 도전해야 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보수층의 애국심을 자극하기 위해 국호 변경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싱크탱크 '카네기유럽'의 프란체스코 시카르디 선임 연구원은 국호 변경에 대해 "터키 정부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향한 호소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터키인들이 영어식 국호 '터키'를 탐탁지 않게 여긴 것은 사실이다.
터키는 영어로 칠면조를 뜻하는데 터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속어로는 겁쟁이나 패배자를 뜻하기도 한다.
'터키'라는 국호에 대한 터키인들의 비호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호 변경은 시급한 국내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 시야를 바깥으로 돌리기 위해 내놓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분석이 많다.
4월 터키의 대외무역적자 규모는 61억 달러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98.5% 늘어 거의 두 배가 됐다.
터키의 공식 통계 조사기관인 투르크스타트에 따르면 5월 물가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 73.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미 경제난 탓에 터키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고 있어 정부가 골치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시카르디 매니저는 "자국민의 관심을 더 구체적인,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에서 돌리는 동시에 에르도안 대통령 본인은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보이고 전통을 따르는 모습을 연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020년에도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성소피아 박물관(아야 소피아)을 이슬람 사원(모스크)으로 전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성소피아 대성당은 약 1천년 가까이 정교회 총본산 역할을 했던 성당이었으나,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이 오스만 제국에 함락된 뒤에는 모스크로 활용됐다.
그러다 터키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터키 초대 대통령의 1935년 취임과 함께 유적의 역사적 의미를 앞세워 기독교·이슬람교 종교행위가 모두 금지된 채 박물관으로 지정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호 변경으로 터키 역사에서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CNN은 덧붙였다.
한편, 유엔이 터키의 국호 변경을 승인함에 따라 국제 사회는 이제 '터키인의 땅'을 의미하는 새 이름인 '튀르키예'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터키 관영 언론 등을 제외한 대다수 외신 역시 여전히 '터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싱크탱크 경제외교정책센터(EDAM)의 시난 울겐 소장은 "광범위한 국제 사회가 '터키'에서 '튀르키예'로 넘어가는 데에는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터키는 1980년대에도 국호 변경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추동력을 얻지 못했다고 울겐 소장은 덧붙였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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