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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톈안먼 추모집회로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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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톈안먼 추모집회로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오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33주년을 앞두고 홍콩 경찰이 빅토리아 파크 주변에서 어떠한 불법집회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홍콩 경찰의 홍콩섬 지역본부 랴우카케이 경사는 지난 2일 취재진에게 "오는 4일 빅토리아 파크에 설사 혼자 가더라도 특정한 견해를 표현할 목적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면 불법집회와 관련해 체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공영방송(RTHK) 등 홍콩 언론이 3일 보도했다.
랴우 경사는 "4일 빅토리아 파크 주변에서 열리는 불법 집회에 대한 참여 독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경계를 시험하려고 하지 말라. 법을 집행하겠다는 우리의 결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일에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하기 위해 빅토리아 파크와 시내 주요 장소에 경찰을 충분히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홍콩의 코로나19 방역 규정으로는 공공장소에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돼 있다.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저녁 톈안먼 민주화시위를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당국은 2020년부터 3년 연속 코로나19를 이유로 6월 4일 빅토리아 파크 집회를 불허했다.
당국의 불허에도 2020년에 집회가 열리자 경찰은 지난해에는 6월 4일 빅토리아 파크를 원천 봉쇄했다. 그럼에도 일부 시민은 빅토리아 파크 주변을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촛불을 동시다발적으로 들어 올렸다.
그러나 해당 집회를 30여년 주최해온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당국의 압박 속에서 지난해 9월 자진 해산하고, 지련회 간부들이 불법집회 조직과 선동 혐의로 잡혀들어가면서 올해는 행사를 주최할 시민단체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까지 매년 톈안먼 추모 미사를 진행해온 천주교 홍콩 교구가 올해는 국가보안법 우려로 미사를 열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추모 분위기는 더 위축될 전망이다.



당국은 올해 들어 빅토리아 파크 축구경기장은 스포츠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못을 박았고, 6월 4일 해당 장소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해외 홍콩 민주 운동가들이 개설한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사이트 '8964 기념관'이 이달 들어 홍콩에서 접속이 안 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홍콩 시민 1천186명이 후원한 기금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만들어진 이 사이트의 서버는 해외에 있다.
이 사이트는 지련회가 운영해온 추모 기념관이 당국의 단속 속에 문을 닫자 독일 거주 중국인 작가 창핑 등이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창 작가는 SCMP에 "사이트 접속 차단과 관련해 홍콩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이는 역사와 기억을 지워버리려는 수치스러운 행동이다"고 비판했다.
지련회 간부로 2020년 추모집회 조직과 관련해 12개월의 징역형을 살고 최근 출소한 량진웨이는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추모 집회가 불허돼도 홍콩인들의 가슴 속에 6월 4일의 기억이 남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사회에서 톈안먼 사태에 대한 논의가 점차 줄어들면서 젊은 세대는 그 사건을 알지 못하는, 중국과 같은 상황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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