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전·현직 관리 인터뷰해 보도…"국가 안보 우려 제기"
"美 외국인투자심의위가 트위터 인수건 조사 확대해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테슬라의 중국 의존과 맞물리며 미국 국가 안보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전·현직 관리들은 이 인수 딜이 미국 국익에 반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외국인 투자 심사 업무와 연관된 전·현직 당국자 12명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테슬라 전기차 부품 공급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머스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트위터 인수 건도 국가 안보와 연관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중(反中)주의자들과 미국 트위터 사용자들의 신원 확인, 미국 정부가 불법으로 간주하는 콘텐츠의 차단, 온라인상 중국의 선전 활동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머스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P는 정보기관 분석가들과 백악관 관리들도 머스크가 트위터를 손에 넣을 경우 중국의 강압적인 영향력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2021년 전기차 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고, 중국은 코발트, 리튬,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를 대부분 공급한다.
또 테슬라 1분기 신차의 절반가량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됐는데 중국 업체들은 이 LFP 배터리를 대부분 생산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미국 기업 투자 등을 검토하는 기관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한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국 법무부에서 외국인 투자 심의 업무를 담당했던 리처드 소필드는 "트위터 사용자에 대한 (중국의) 접근 가능성은 분명히 국가 안보에 중대한 우려 사항"이라며 "어떤 외국인 투자자도 면밀히 조사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의 한 관리는 "CFIUS가 안보 문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머스크 측에 더 많은 정보 제출을 원할 수도 있다"며 "이론적으로 이 기관은 인수 거래를 망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CFIUS에는 미국 재무부를 중심으로 법무·국방부 관리들이 참여하며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경우 인수 거래 금지 등을 권고한다.
WP는 외국 회사가 미국 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CFIUS가 여러 변수를 고려해 인수 거래를 막을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CFIUS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동참한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투자 파트너는 카타르 국부펀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 등이다.
WP는 "중국은 외국인이 자국에 대한 시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관해 관심이 있고 중국 외교관들은 최근 몇 년간 트위터를 통해 활발히 활동했다"며 "사우디는 미국 소셜미디어 업체 등 테크 기업에 대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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