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사업 논의차 7~18일 네덜란드 출장…재판 불출석(종합)
변호인 측, 법원에 불출석 의견서 제출…검찰도 "이견 없다"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김기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초부터 약 2주간 일정으로 네덜란드 출장길에 오른다.
이에 따라 출장 기간에 잡힌 2차례의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조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을 향후 두 차례 이 부회장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진행하겠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이달 7∼18일 네덜란드 출장으로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면서 검찰의 의견을 물었다.
검찰이 "이견이 없다"고 하자 재판부는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이고 검찰도 동의했다"면서 출장 기간에 예정된 두 기일의 재판은 이 부회장이 불출석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기간에는 10일과 16일 재판이 예정돼 있다. 공판에서 진행되는 증인 신문은 그 내용을 기록한 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0일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에 동행하면서 미리 의견서를 내고 재판에 불출석한 바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2015년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할 당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고자 거짓 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보고 2020년 9월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이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 결정이었고 합병으로 두 회사 모두 손해를 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지는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은 앞서 2020년 10월에도 네덜란드 등 유럽을 방문한 적 있다.
이 부회장은 당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반도체 노광장비회사 ASML 본사를 찾아 경영진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장비 공급계획과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인공지능(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SML은 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추격하며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안정적인 고성능 EUV 장비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45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첨단 EUV 기술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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