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부담·노동착취 논란 원료 없는 LFP배터리 인기 상승"
기술 발전으로 짧은 주행거리 단점 개선 중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한때 전기차 업계에서 외면을 받았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미 CNN비즈니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비야디(比亞迪·BYD)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테슬라는 1분기에 생산한 전기차 중 절반 가까이에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표준 주행거리 모델에 LFP 배터리를 채택할 계획이고, 독일 폭스바겐(폴크스바겐)은 소형차에 이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LFP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의 44%엔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유럽에서 이 비율은 6%, 북미는 3%에 그쳤다.
LFP 배터리 시장은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주도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인산철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1997년 미국에서 개발됐다. 하지만 양극재로 니켈(Ni)·코발트(Co)를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어 미국 시장에서 버림을 받았다.
제너럴모터스(GM)가 2013년 전기차 쉐보레 스파크에 LFP 배터리를 사용했다가 해당 모델을 단종하고 현재 시판 중인 쉐보레 볼트엔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양극재로 쓰는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고 있다.
이런 삼원계 배터리는 그동안 전기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를 잡았으나, 최근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니켈과 코발트 모두 희귀하고 비용이 많이 나간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니켈과 코발트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니켈은 또한 채굴 과정에서 환경 피해를 야기하며 지난 3월엔 이틀 사이 가격이 250% 급등하는 등 올해 들어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코발트의 경우 주산지인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채굴 과정에서 아동노동 착취 문제가 불거졌다.
LFP 배터리는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삼원계 배터리보다 안정적이어서 화재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더 자주 충전할 수 있어 배터리 수명이 길고 100%까지 충전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니켈·코발트 함유 배터리는 100% 충전 시 배터리 수명이 단축될 우려가 있다.
LFP 배터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추운 기후에선 성능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고 재활용하기엔 경제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LFP 배터리의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도 기술 진보로 개선되고 있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테슬라 모델3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67마일(약 430㎞)로, 니켈·코발트 함유 배터리를 장착한 폭스바겐 ID.4의 주행거리 280마일(약 451㎞)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하지만 당분간 니켈·코발트 배터리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니켈과 코발트 수요가 향후 20년간 60∼7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니켈·코발트 채굴업체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입도선매하기도 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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