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 미군파견?'…美국방 "우크라와 대만은 다르다"
닛케이 서면 인터뷰…"한일 핵공격 받을 경우 미국 보복 '핵우산' 견고"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오스틴 장관이 자사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두 개의 크게 다른 시나리오"라고 답했다고 2일 보도했다.
오스틴 장관의 대답이 명확하지 않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에 선을 그은 것과 비교하면 대만 유사시에는 미국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경우 미군 개입에 대해선 그동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미일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스"라며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나중에 백악관은 미국의 대만 정책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시 오스틴 장관도 "대통령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우리의 약속 정책을 반복했다"며 "또한 대만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수단을 제공한다는 대만관계법에 따른 우리의 약속을 강조했다. 우리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진화했다.
오스틴 장관은 인터뷰에서 대만에 무기 지원과 훈련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역대 (미국) 정권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위협에 비례해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방위물자와 방위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는 대만에서 반중 성향의 차기 정부가 집권을 이어가면 중국이 2027년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것으로 최근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는 단교할 때 미국에서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하고 무력과 억압에 저항할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해 왔다.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F-16 전투기와 군용 무인기, 자주포와 로켓포 시스템 등을 판매했다.
미 의회는 대만 무기 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호주에서 가까운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는 "태평양 국가 지역의 우려할만한 전례"라면서 "미국은 태평양 여러 나라들과 영속적인 연계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할 예정이며 양국은 양자 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한일 방위 문제에 대해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약속은 철벽과 같다"며 "그것은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 전 영역에서 확장억제에 관한 약속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이 핵 공격을 받는 경우 미국이 보복하는 '핵우산'은 대단히 견고하다"며 "중국과 북한에 대한 억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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