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독, 우크라에 신형무기 지원…러 "확전 위험" 경고
서방, 중거리 로켓·최신 방공 시스템으로 동부 전선 지원
러 "불에 기름 끼얹어…서방 끌어들이려는 직접적 도발"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미국과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첨단 장거리 로켓과 최신형 방공 시스템을 지원하기로 하자 러시아가 제3국으로의 확전을 거론하며 강하게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4개의 정교한 중거리 로켓 시스템과 탄약을, 독일은 최신형 방공 미사일·레이더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로켓 시스템은 사거리가 약 80㎞로,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120㎞ 사거리에는 못 미치지만 먼저 지원된 M777 곡사포와 비교하면 배가 넘는다. 또한 미국은 로켓 시스템을 포함해 헬리콥터와 재블린, 레이더, 전술차량 등 7억달러(약 8천7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독일도 최신형 방공 시스템과 대포병 레이더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일 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대도시 전체 규모를 러시아의 공중 공격에서 방어할 수 있게 됐다"며 "러시아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이겨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리가 필요한 무기를 지원받는 동시에 효율적으로 제재를 강화한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도미니크 트랑캉 전 유엔 주재 프랑스 군사대표는 "신형 무기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는 러시아 포병부대를 타격하고 공습을 제한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에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새로 지원하는 무기의 성능이 고도화하는 만큼 러시아가 이들 무기가 도착하기 전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장악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신형 무기와 훈련받은 병력을 전선에 투입하는 데는 최소 3주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이 꾸준히 고의로 불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며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다연발 로켓 시스템이 확전의 위험을 키울 것"이라며 "서방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직접적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제3국이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역시 신형 무기 지원이 확전의 도화선이 되는 상황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매체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 영토에서 싸우는 게 아니다. 전쟁은 우리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러시아를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국경 근처에서 러시아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것이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아니라면서 "러시아 연방에는 관심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미 국방부도 이번 무기 지원과 관련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우크라이나의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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