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 "中서 나오려는 美기업, IPEF 가입국에 눈 돌릴 것"
"美, 반도체법안 빨리 처리해 삼성 등의 투자기회 잡아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주도로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의 가입국들이 미국 기업 유치 등에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왜 IPEF가 중요하냐고 언론이 묻는다며 "우리가 올바로 한다면 IPEF는 이 지역에서 우리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고 노동·환경에 대한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이는 IPEF의 잠재적인 힘에 대한 완벽하고 구체적인 예시라고 언급했다.
그는 "예컨대 미국 기업이 중국을 떠나려 할 때 그들은 IPEF 가입국을 더 우호적으로 바라볼 것"이라며 "IPEF 가입국은 기업이 사업할 수 있는 더욱 투명한 비즈니스 환경과 더 높은 노동 및 환경 기준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나는 여기 서명한 국가가 이 지역에서 미국 기업으로부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최근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고 중국 내 시설 일부를 인도와 동남아 등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몬도 장관의 언급은 이처럼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시설을 다른 나라로 이전할 경우 IPEF 국가들이 우선 검토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IPEF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지난 23일 공식 출범한 다자 경제협력체이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는 물론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이 참여했다.
이후 남태평양 도서국인 피지도 여기에 합류했다.
이어 러몬도 장관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 시 수행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도착하자마자 세계 최대 반도체 시설인 삼성 공장을 견학할 기회를 가졌는데 믿을 수 없었다"며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시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반도체 법안, 즉 초당적인 혁신 법안에 대해 우리가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놓쳐버릴 위험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국가들은 기다리지 않는다면서 한국과 일본, 유럽, 싱가포르는 이미 자체 반도체 법안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미국이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며 "빨리 움직인다면 시설을 만들 수 있고, 미국에서 1만 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다"고 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가 미적대고 의회가 몇 달 내에 이(법안 처리)를 하지 않으면, 그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그런 기업들이 다른 국가에 그런 시설을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은 작년 7월 중국 견제를 위한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혁신 법안을 처리했지만, 하원이 별도로 발의한 반도체 산업 육성법과 함께 병합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업계에 520억 달러(약 64조 5천억 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은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의회는 여전히 혁신 법안을 논의 중이지만, 이제는 토론을 끝내고 행동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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