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한미 금리역전 불가피…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금투협 채권포럼…"연말 미국 기준금리 2.50∼3.00% 예상"
"경상수지 흑자·재정건전성 유지하면 국내 금융시장 불안 제한적"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를 고려하면 연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투자협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 불스홀에서 '한미 금리 역전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방안'을 주제로 채권포럼을 열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위원은 "급등한 물가의 안정을 위한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3분기 중 한미 금리 역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재 경기와 물가 수준으로 보면 미국이 한국보다 기준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일부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다.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두 차례 정도만 더 밟아도 두 나라 금리 격차가 거의 없어지거나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면 해외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이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다만 윤 연구위원은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한 3차례 경험으로 보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충격은 없었으며, 오히려 유입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금리 역전 구간에서도 한국이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 국내 금융시장 불안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금리가 글로벌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는 선진시장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연말 기준금리는 연준이 2.50∼3.00%, 한국은행이 2.25∼2.50% 수준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긴축 가속에 따른 경기 둔화와 변동성 확대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시장금리 상승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충격이 교역량 위축에 따른 성장 둔화, 고물가·고금리, 강달러 압력 심화, 주식·채권시장 변동성 확대 등 다양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러한 시기에는 전반적으로 투자자산의 기대수익률이 저하된다"며 "성장을 담보하는 금융자산보다는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관리)할 수 있는 실물자산, 달러 자산, 에너지를 비롯한 전략자원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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