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물질 노출, 1형 당뇨병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환경오염 물질 노출이 1형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2형 당뇨병과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극히 적게 생산되거나 아예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기초 의과학 연구소 분자 의학 연구실의 소피 브레손 연구팀이 1형 당뇨병 청소년 330명과 1형 당뇨병이 없는 청소년 112명의 혈액 샘플에서 채취된 환경오염 물질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30일 보도했다.
1형 당뇨병 그룹은 폴리염화 비페닐(PCB-153), 살충제 트랜스노나클로르 같은 환경오염 물질의 혈중 농도가 대조군보다 2~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환경오염 물질과 1형 당뇨병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쥐(rat)의 췌장에서 채취한 베타 세포를 극소량의 환경오염 물질에 노출해 봤다. 베타 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떨어뜨린다.
그 결과 이틀이 지나자 베타 세포들은 인슐린 분비량이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베타 세포들이 죽었다.
이는 환경오염 물질이 1형 당뇨병을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PCB와 살충제 같은 환경오염 물질들은 20년 전 스톡홀름 협약(Stockholm Convention)으로 사용이 금지됐지만, 이 물질들은 식품, 플라스틱, 페인트, 건축자재, 토양과 물에 함유돼 있으며 아주 소량만 자연 분해된다.
게다가 스톡홀름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많은 나라가 농작물의 병충해를 막기 위해 이런 환경오염 물질들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런 환경오염 물질들은 주로 식품 섭취를 통해 체내로 들어온다. 이 물질들은 일단 체내에 들어오면 없앨 방법이 없다.
환경오염 물질의 90%는 생선, 육류, 유제품 섭취를 통해 체내로 유입된다. 특히 청어, 고등어, 넙치, 연어, 숭어 같은 기름 많은 생선에 PCB 같은 환경 독소가 많이 들어있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전문지 '환경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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