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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과세일 임박…매물 늘어도 "급할 것 없다" 시장은 관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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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과세일 임박…매물 늘어도 "급할 것 없다" 시장은 관망세
양도세 중과 배제 발표 전보다 수도권 아파트 매물 20% 증가에도 호가는 안 내려
4월 거래량 소폭 늘었지만 금리 인상·집값 하락 우려에 작년의 절반 수준 그쳐
일부 다주택자는 막바지 보유세 절세 움직임…등기 접수 앞당기거나 증여 택해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영향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두달 전에 비해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가격을 낮추지 않는 집주인과 집값 하락 기대 속에 쉽게 매수대열에 합류하지 않는 매수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거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6월 1일 이전에 등기 이전을 마쳐 양도세와 보유세 둘 다 아끼려는 막바지 절세 움직임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 2020년 수준으로 늘어난 매물…거래량은 작년 반토막
29일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 직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방침을 밝힌 지난 3월 31일 이후 이달 28일까지 약 두달 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총 17만3천510건에서 20만7천913건으로 19.8%(3만4천403건) 증가했다.
인천이 2만2천62건에서 2만6천913건으로 21.9%, 서울이 5만1천537건에서 6만1천797건으로 19.9%, 경기가 9만9천911건에서 11만9천203건으로 19.3%가 각각 늘었다.
이중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는 6만건을 넘어서며 2020년 8월 2일(6만2천606건) 이후 약 1년10개월 만에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도 매물이 2020년 수준으로 증가한 상태지만 극심한 거래 가뭄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현재 신고기준 총 1천729건으로 작년 4월(3천655건) 거래량의 절반(47.3%)에도 못 미쳤다.
아직 이달 31일까지 신고일이 사흘 더 남은 것을 감안해도 예년에 크게 못 미치는 거래량이다.
경기부동산포털이 집계한 4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이날 현재 6천649건으로 작년 4월(1만3천108건)의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50.7%)이다.
지난 10일부터 양도세 중과 배제가 본격 시행된 이달 거래량도 현재 추세상으로는 4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시장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후 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도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증가세는 보이지 않는다.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배경은 매도-매수자들의 '동상이몽' 때문이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기다리는 집주인들은 절세 매물을 내놓으면서도 가격은 낮추지 않는 반면 최근 잇단 금리 인상과 주가 급락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자들도 섣불리 매수 행렬에 나서지 않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새 정부가 규제완화에 대한 속도조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재건축이나 보유세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여전하다"며 "일단 매물을 내놓더라도 보유세 과세 기준일도 코앞에 닥치면서 내년 5월까지 팔면 된다는 생각에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닥친 주말 시장 분위기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송파구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배제 시행 후 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집을 보러 오겠다는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며 "주말에도 너무 조용해서 이달부터 셋째 주 토요일은 이 지역 중개업소 모두 쉬기로 결정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 역시 "매물은 나와 있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적은 매수우위의 시장"이라며 "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깎은 급매물만 한두 건씩 팔릴 뿐 가격을 낮추지 않는 매물은 (매수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일시적 2주택자, 갈아타기 수요자 등 일부 사정이 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세 이하로 가격을 낮춰서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매수자 역시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여전히 대출이 막혀 있고, 금리 부담은 더 커진 상태여서 쉽게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 아래에서 최근 3주 연속 하락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 이어졌다.



◇ "종부세 줄이려 일단 등기 접수부터"…막바지 절세 움직임도
이런 가운데 물밑에선 일부 다주택자들의 막바지 절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올해 보유세 부담이 급증한 일부 다주택자들이 시세보다 싼 가격에 집을 판 뒤 이달 말까지 등기 접수를 서두르려는 것이다.
보유세 과세 부과일 전인 이달 31일까지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 접수를 마치면 양도세 중과가 배제됨은 물론 매도 주택에 대한 보유세 납부 의무도 사라진다.
김종필 세무사는 "종합부동산세까지 합쳐 보유세 부담이 5천만∼1억원을 넘어서는 다주택자 가운데 올해 보유세를 내느니 시세보다 몇천만원 가격을 낮춰 집을 팔고 보유세를 절세하려는 경우들이 있다"며 "보유세 부과일이 임박해 통상 2개월 이상 걸리는 잔금일에 맞추기는 어렵다 보니 이달 내에 등기를 먼저 이전하는 조건으로 집을 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일부는 향후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매물을 팔지 않고 자녀에게 부담부 증여를 택한 일부 다주택자들도 있다는 게 김 세무사의 설명이다.
이달 10일부터는 부담부 증여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중과가 배제되고 있다.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팀장은 "시장에서 볼 때 부동산 규제완화라는 호재와 글로벌 유동성 회수 정책에 따른 금리인상·금융시장 불안 등 악재가 겹쳐 있어 당초 기대만큼의 움직임이 없는 것"이라면서 "매도·매수자들이 정부 정책 변화와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며 서서히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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