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대국' 명성 까마득한 쿠바…경제난 속에 수확량 급감
올해 수확량, 목표치의 절반 추정…비료·농약·연료 등 부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카리브해 쿠바의 설탕 산업이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25일(현지시간) 이번 2021∼2022년 시즌 설탕 원료 수확량이 목표치의 52%에 그쳤다고 전했다.
그란마는 구체적인 수확량은 밝히지 않았으나, 로이터통신은 쿠바 당국이 지난해 12월 말 제시한 목표치를 근거로 이번 시즌 수확량이 47만4천t가량이라고 추정했다.
1908년 이후 최저치였던 지난해 수확량 80만t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설탕은 섬나라 쿠바의 대표적인 생산품이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사탕수수 재배를 시작해 18∼19세기 설탕 산업이 번성하며 쿠바는 20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이었다.
한때 쿠바 정부 내에 설탕산업부가 있을 정도로 설탕은 쿠바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축이었다.
주요 고객이던 미국이 1960년대 초반 쿠바에 경제 봉쇄를 가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이후 소비에트 연방이 최대 고객으로 부상했고, 1970∼1980년대 연간 수확량이 800만t에 달했다.
그러나 크게 의존했던 소련이 1991년 붕괴하면서 쿠바 설탕 산업은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설탕 가격 하락과도 맞물려 제당 시설도 빠르게 줄었다.
최근 악화한 쿠바의 경제난도 설탕 산업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비료와 농약, 연료, 기계 부품 등 설탕 생산에 필요한 물자들이 매우 부족해진 탓이다.
그란마는 국영 설탕회사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봉쇄 강화로 인한 경제적 요인도 수확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필요한 비료와 농약의 37%밖에 쓰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란마는 그러나 수확량 감소에도 올해 말까지 주민에게 배급할 원당은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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