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도 원자재 많은 신흥국 통화는 강세…원화는 약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미국 달러화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가 풍부한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는 상승세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우려 속에 WSJ이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집계하는 WSJ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5.5% 상승했다.
이달 들어 달러화 강세가 다소 진정되는 국면이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3% 아래로 내려갔지만, 달러 가치의 상승 속도와 상승폭은 여전히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브라질 헤알, 칠레 페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등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선진국보다 신흥국 통화에 투자했을 때 수익이 더 좋다는 투자은행(IB) 바클리스의 집계도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강달러 상황에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일제히 급락하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여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 등이 영향을 끼쳤다.
대두·커피 등의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13% 넘게 올랐다. 칠레가 구리의 주요 생산국인 점도 칠레 페소화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모건스탠리의 신흥국 외환전략 책임자인 제임스 로드는 "성장 둔화 속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자재와 달러, 신흥국 통화 간에 (평소와)다른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WSJ은 또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신흥국 통화의 경우 해당 국가가 물가 인상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이달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올려 5년여 만에 최고 수준인 12.75%까지 끌어올렸고, 폴란드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5.25%로 높였다.
WSJ은 반면 신흥국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거나 에너지 가격 상승 위험에 노출된 경우는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면서 한국을 예로 들었다.
헤지펀드들이 연료를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과 태국 등의 통화를 팔았다는 것이다.
또 중국 경제가 코로나19에 따른 대도시 봉쇄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공급망 교란 속에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역외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7.3%나 떨어졌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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