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유기농 주스 브랜드 매각…커피에 집중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세계 최대 커피체인인 스타벅스가 유기농 주스 브랜드를 매각하고 커피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신선식품 제조업체 '볼트하우스 팜스'가 스타벅스의 냉장 착즙 주스 브랜드 '에볼루션 프레시'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는 올해 후반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볼트하우스는 에볼루션 프레시 직원 300여명의 고용을 유지하고 스타벅스에 이 회사의 주스를 계속 납품하기로 했다.
에볼루션 프레시 제품은 스타벅스 매장뿐 아니라 홀푸드와 일부 다른 유통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냉장 음료 시장에서 에볼루션 프레시의 점유율은 4월 기준 2%에 그친다. 볼트하우스의 시장점유율은 25%가량에 달한다.
이번 매각은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매장과 바리스타에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WSJ은 전했다.
슐츠 CEO는 스타벅스가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과 전국적인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에 직면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1980∼1990년대 스타벅스의 고속 성장을 진두지휘했던 그는 2000년 CEO직에서 물러났다가 8년 뒤 복귀해 2017년까지 스타벅스를 이끌었다. 이후 명예회장으로 지내다가 지난 4월 현업으로 돌아와 세 번째로 CEO직을 맡았다.
스타벅스는 슐츠의 CEO 재직 당시인 2011년 에볼루션 프레시를 3천만달러(약 385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슐츠 CEO는 인수로 16억달러(약 2조원) 규모 프리미엄 주스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건강·웰빙 분야를 타깃으로 한 제품군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이후 에볼루션 프레시 브랜드 주스를 판매하는 바를 열었으나, 케빈 존슨이 2017년 슐츠의 후임으로 CEO에 오른 뒤 관련 사업을 단계적으로 접었다.
단, 이 회사의 주스 제품을 미국 전체 매장에서 판매를 계속했다.
슐츠 CEO는 이달 초 투자자들에게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4월에 예정된 자사주 매입을 돌연 취소하면서 주가 대신 바리스타를 우선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이후 실제로 바리스타를 대상으로 한 임금 인상과 교육 강화 프로그램을 내놓았으나, 노조 결성에 찬성한 매장은 제외하겠다고 밝혀 노조 결성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프 던 볼트하우스 CEO는 이번 인수로 "그들(스타벅스)은 훌륭한 공급업체를 얻었고, 우리는 훌륭한 브랜드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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