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전 장관, 러 국영 석유회사 이사진 사임
앞서 슈뢰더 전 독일 총리도 사퇴…EU 압박에 '백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카린 크나이슬 전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이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 이사회에서 물러났다고 AFP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로스네프트는 성명을 내고 크나이슬 전 장관이 20일 사직서를 제출해 두 번째 임기를 이어갈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크나이슬 전 장관은 2017년 친러 성향 극우 정당인 자유당의 천거로 외무장관이 된 뒤 2019년까지 활동하다가 지난해 3월 로스네프트 이사회의 사외이사로 지명됐었다.
그는 2018년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하고 결혼식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춤을 추면서 논란이 됐다.
크나이슬 전 장관은 러시아 국영 매체 RT에 몇 차례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앞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도 안팎에서 쏟아지는 압박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20일 로스네프트 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통보했었다.
독일 사회민주당 당수로 1998∼2005년 총리를 지낸 슈뢰더는 2017년부터 로스네프트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연간 60만 달러(7억5천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지 않으면서 거센 비난에 휩싸인 슈뢰더 전 총리는 전직 총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독일 정부에게서 제공받는 특전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의회는 지난 19일 슈뢰더 전 총리, 카린 크나이슬 전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등을 겨냥해 러시아 회사에서 사임하기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이들의 결단을 압박했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에서 EU 제재가 적용되는 개인 명단을 주요 러시아 기업 이사회의 유럽인 이사,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돈을 받는 정치인들로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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