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스웨덴·핀란드에 "나토 가입 찬성 기대하지 말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또다시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회의에서 "터키의 안보를 해칠 수 있는 나토의 어떤 확장에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나토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국가"라면서도 "다만, 우리가 모든 제안에 두말없이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국이 우리의 대테러 활동에 대한 민감성을 이해하고 가능하다면 우리를 지원할 것을 기대한다"며 "스웨덴과 핀란드가 PKK와 YPG를 지원하면서 군사동맹을 추구하는 것은 일관성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PKK(쿠르드노동자당)는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시리아 북동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으로, 터키 정부는 PKK를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터키는 지난 2019년 시리아 쿠르드족의 무장세력인 YPG가 PKK의 시리아 지부라고 주장하며, 국경을 넘어 시리아 쿠르드 자치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은 테러리스트를 인도하라는 터키의 요구를 거부했다"며 "그러고도 감히 나토 가입을 요청하고 있다. 터키가 찬성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터키 국영방송 TRT하베르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는 터키가 테러리스트라고 지목하고 송환을 요구한 33명을 터키 정부에 인도하지 않았다.
터키가 양국에 송환을 요구한 33인은 PKK와 페토(FETO·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 관계자로 알려졌다.
페토는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의 동지였으나 지금은 정적이 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따르는 조직이다.
터키 정부는 2016년 군부 쿠데타의 배후로 페토를 지목하고 미국에 귈렌의 송환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귈렌이 쿠데타를 사주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터키의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 70여 년간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 노선을 지킨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날 공동으로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나토 규정에 따르면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가능한 까닭에 터키가 반대할 경우 양국의 나토 가입은 무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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