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7천억원 EPL 첼시 매각 삐걱…영국 정부 승인 보류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수익대금 못 챙기는 구조가 관건
5월 말 정부 운영허가 만료·다음 시즌 등록 마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42억5천만파운드(약 6조7천억원) 규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첼시 매각 계약이 영국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해 표류 상태다.
16일(현지시간) BBC, 더 타임스 등 영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아직 미국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 공동 구단주인 토드 보얼리의 첼시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다.
정부는 현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매각 대금을 챙길 수 없도록 법적 장치를 갖춰두려는 반면 아브라모비치 측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 등 서방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아브라모비치는 제재 결정이 나기 전인 3월 초에 영국 정치권 압박에 떠밀려 매각을 발표했고, 이달 초 인수자가 결정됐다.
계약 조건은 주식 인수에 25억파운드를 내고 17억5천만파운드를 경기장 건설, 여자축구·아카데미 운영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 희생자를 위한 자선재단을 만들어 매각대금을 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정부는 이 돈을 에스크로 계정에 보관하다가 재단이 마련되면 옮기는 방안을 제안하고, 아브라모비치가 재단에 영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해 확답을 요구했다.
걸림돌이 된 것은 첼시가 아브라모비치에게 진 16억파운드 빚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이 빚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정부에서는 그 부분에 관해 법적 장치를 마련해두려고 하고 아브라모비치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BBC에 "두가지 문제가 남아있는데 하나는 매각 대금을 정확히 어디에 보관할지이고 나머지는 이 돈이 좋은 일에 쓰인다는 점에 관해 어떤 법적 보증을 받을 것인지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브라모비치가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쓰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지만 그 빚에 관해서 어떠한 권한도 행사하지 않겠다는 법적 약속을 하기는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첼시 매각은 5월 31일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첼시는 아브라모비치가 제재받은 이래 정부 특별 허가를 받아 운영돼왔는데 이날은 허가가 만료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다음 시즌 유럽 대회 등록 마감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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