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에 각별한 바이든…첫 백악관 초청 이어 아시아 첫 순방지
외교·국방장관 첫 방문국도 韓日…'中견제' 印太전략에 방점
하반기에도 인태정상회의 잇따라…우크라전과 동시대응 시험대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외교·안보 사령탑의 첫 순방지, 백악관에 초청한 첫 정상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24일 한국과 일본을 순방할 예정인 가운데 지금까지 아시아의 핵심 동맹인 양국에 쏟아부은 노력이 새삼 주목을 받는다.
작년 1월 취임 후 유럽을 세 차례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직접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첫 방문지로 한국과 일본이 낙점을 받은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한국과 일본이 첫 사례를 만든 것은 이뿐이 아니다.
출범 두 달도 채 안 된 시점인 지난해 3월에는 외교·안보 사령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취임 후 가장 먼저 방문한 국가가 일본과 한국이었다.
한국의 경우 미국 국무·국방 장관이 동시에 찾은 것은 2010년 7월 이후 근 11여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드문 방한 일정이 성사된 것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방역에 비상이 걸린 와중에도 백악관에 초청한 첫 해외 정상 역시 일본과 한국이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는 작년 4월 백악관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했고, 뒤이어 5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을 두 번째로 찾은 정상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난항을 겪던 한미, 미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것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무시 일방통행' 태도로 균열이 생긴 양국과의 동맹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인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가동을 위해 핵심 우방인 한국, 일본 양국과 결속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후 검토해온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난 2월 공개하며 동맹과 파트너 규합을 통한 중국 협공을 본격화하려 했지만, 같은 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몇 달간 전략 이행이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예상보다 러시아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서방과의 대 러시아 '제재 폭탄' 투하 등 급한 불을 껐다고 생각한 듯 최근 들어 다시 인도태평양 전략에 눈을 돌리는 양상이다.
지난 12∼13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9개국을 백악관에 처음으로 초청해 특별정상회의을 한 데 이어 19일에는 한일 순방 길에 직접 오르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태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캄보디아의 아세안 정상회의 등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이 예상되는 회의가 아시아에서 줄줄이 예정돼 있어 바이든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행보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한일 순방 기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선언, 쿼드(Quad) 정상회의 등 중국을 겨냥한 일련의 일정도 마련해 두고 있다.
IPEF는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을 억제하고 역내 국가를 규합하기 위한 일종의 경제 협력 채널로 통한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쿼드 역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정상급으로 격상한 대중국 견제 회의체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우크라이전 와중에 인도태평양까지 챙기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메시지라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하며, 미국이 중국이라는 장기 도전 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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