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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 경제난 레바논, 15일 총선…부패·무능 심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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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 경제난 레바논, 15일 총선…부패·무능 심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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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 경제난 레바논, 15일 총선…부패·무능 심판할까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중동국가 레바논이 오는 15일 총선을 치른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악화 일로를 걷는 레바논의 위기에 대한 민심을 읽을 수 있는 무대다.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장기 내전을 치른 레바논은 이후 세력 균형을 위한 합의에 따라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는 독특한 권력분점 체재를 유지해왔다.
정치권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필두로 시아파 '아말 운동', 수니파 '미래 운동' 및 '자유 애국 운동', '레바논 포스' 등 마론파 기독교도 정당, 이슬람 드루즈파의 '진보 사회주의자당' 등을 주축으로 세력이 형성되어 있다.
이런 종파 간 권력분점 시스템은 정치권 및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낳았고 결국 중동에서 가장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가인 레바논을 위기로 몰아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9년 본격화한 레바논의 경제 위기는 코로나19 대유행과 2020년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를 겪으면서 회복 불능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더욱이 대폭발 참사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한 뒤 1년 넘게 이어진 국정 공백은 레바논 국민을 경제난에 무방비로 노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가 '세계의 식량 창고'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산 밀 의존도가 높은 레바논은 식량난까지 걱정하는 상황이다.
총 128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이처럼 경제위기에 기름을 부은 정치권에 대한 심판대다.

권력을 분점한 종교기반의 11개 정파 정치를 심판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야권 및 정치 신인들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확보할지가 관심사다.
선거를 앞두고 레바논에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다만,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이 지난해 12월 레바논 시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약 38%의 응답자가 종파 중심의 기존 정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절반에 육박하는 44.8%의 응답자는 지난 2018년 총선에서 지지했던 정당을 이번에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당별 지지율을 보면 마론파 기독교계 정당인 '레바논 포스'와 '카타에브'의 지지율이 2018년 총선 대비 급상승했지만, 헤즈볼라와 이슬람계 정당들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경제위기와 대폭발 참사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변호사 피라스 함단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선거는 레바논 정치 및 재정 분야의 엘리트들과 전체 인구의 99%에 해당하는 이 사회의 희생자 간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회에 입성하는 정치 신예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의) 승리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선거법 자체가 기존 정당에 유리하게 되어 있는 데다, 정치 신인들이 거듭된 협상에도 연대하지 못한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총선에 도전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귀국한 사라 자이터(32)씨는 야권 후보에 나섰지만, 친척들은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가문의 이름으로 헤즈볼라의 영향권에 있는 아말운동 소속 정치인 지지를 선언했다고 한다.
자이터는 "기존 정당들은 때론 우리를 반역자로 만들기도 하고, 때론 주민들을 겁주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한다"며 "가문의 입장 발표 후 2명의 후보가 사퇴했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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