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지금] 도심 도로 '꽃단장'…봉쇄 해제 신호 관측도
봉쇄 46일째 '사회면 코로나 제로' 목표 근접…고강도 봉쇄는 여전히 지속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으로 46일째 봉쇄 중인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의 중심 도로에서 '꽃단장'이 진행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봉쇄 해제가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상하이 주민들 사이에서는 11일부터 위챗 메신저를 통해 중심 도로인 화산루 중앙분리대를 새 화분으로 꾸미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급속히 퍼졌다.
지난 3월 28일부터 40일 넘게 진행 중인 봉쇄로 상하이시 당국이 사회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외부 활동을 극도로 제약하는 상황이어서 당장 긴요하지 않은 도로 꽃단장 사진을 놓고 시민들은 각종 추측을 내놨다.
많은 시민은 시 당국이 도로 미화에 나선 것이 도시 봉쇄 해제를 앞둔 준비 작업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부 시민은 사진이 촬영된 지역이 도심을 동서로 지나는 옌안고가도로 바로 옆이라는 점에서 상하이 당국이 최고 지도부의 방문을 앞두고 예상 동선 주변 지역에서 미화 작업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는 상하이 코로나19 통제 상황이 서서히 호전되어가는 상황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가 직접 내려와 '상하이 보위전' 승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악화한 민심을 반전하려 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상하이 봉쇄 이후 시 주석을 포함해 최고 지도부인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 누구도 아직 상하이를 방문하지 않았다. 이는 2020년 우한 사태가 한창일 때 리커창 총리와 시 주석이 잇따라 우한을 방문했던 것과 대비된다.
장기간 봉쇄가 초래한 민생·보건 위기로 크게 악화한 상하이의 여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지 시 주석은 유독 상하이 코로나 대유행 사태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한발 뒤로 물러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5일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자국의 방역 정책을 부정하는 모든 언행과 투쟁하겠다고 선포했는데 당시에도 관영 매체들은 상무위 전체 차원의 발언만 전했을 뿐 시 주석 개인의 발언을 따로 전하지 않았다.
고강도 봉쇄가 지속되면서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11일 신규 감염자는 1천449명으로 3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국이 목표로 한 '사회면 코로나 제로'에도 상당히 근접했다.
격리소를 제외한 일반 지역을 뜻하는 '사회면' 내 신규 감염자는 최근 사흘간(9∼11일) 각각 5명, 0명, 2명이었다.
다만 상하이 당국은 아직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멸' 수준으로 사라지지 않는 이상 쉽게 봉쇄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당국은 진산구, 칭푸구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분류된 '방어구역' 주민의 제한적 외출을 허가하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이들 지역 주민의 외부 이동도 모두 금지하고 일부 허용했던 상점들의 영업도 대거 중단시켰다.
자오단단 상하이시 위생위 부주임은 12일 브리핑에서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신규 감염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고, 격리통제 구역 밖에서 발견되는 신규 감염자도 갈수록 줄어 사회면 코로나19 확산이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성과는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감염 반등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