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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휘발유 동나 발 묶이는 우크라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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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휘발유 동나 발 묶이는 우크라 주민들
전쟁에 공급난 심화…구매량·가격 제한도 효과 미약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와의 전쟁이 석 달째에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휘발유 등 연료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곳곳의 주유소에는 연일 석유를 구매하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고 있다. 재고가 떨어져 판매가 중단되는 경우도 잦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자 우크라이나 경제부는 이달 5일 휘발유와 경유의 L당 판매가격을 올리면서도 각각 37.69 흐리우냐(약 1천600원), 42.63 흐리우냐(약 1천800원)를 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키이우 등 많은 도시에서 휘발유 가격이 L당 60흐리우냐(약 2천530원)를 넘어 치솟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료 부족 현상은 전쟁의 격전지가 우크라이나 동쪽으로 옮겨가고 중부와 서부 지역이 차츰 일상을 찾으면서 더욱 가시화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각지의 석유 저장고와 정제공장을 공격, 만성적 비효율성을 지닌 우크라이나 석유산업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너지 안보 전문가 에드워드 차우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연료 저장고를 폭격하고 있다"며 "물류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가스 수입보다 석유 수입 제품에 더 많이 의존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했을 때 최소 6개의 정유공장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막대한 부패 등 요인 때문에 지난 30년 한 곳만 남기고 모두 파산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공격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사재기도 석유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경제부총리는 현지 언론에 "일시적인 에너지 부족 현상을 느낀 우크라이나인들이 탱크를 채우려 하고 있고, 사실 이것이 (시장에) 압력에 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비리덴코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석유 회사들이 폴란드와 루마니아에서 새로운 공급 노선을 건설 중이라고 덧붙였다.
르비우 교외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이리나 유추수크(35)는 2시간 동안 기다려 연료를 채웠다며 "이 주유소를 찾는 게 정말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트럭운전사 그리고리(56)는 물량이 곧 동날 것이라는 주유소 직원의 말에 제한량인 100L를 구매했지만 집까지 돌아가는데 충분한 양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뒤로 차량 40여대가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곧바로 다른 주유소를 찾았다.
그는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고객들이 연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석유회사들이 발행한 카드를 들고 있었다. 이 카드는 2월 24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용자가 주유소에서 하루에 구매할 수 있는 양을 제한하는 데 쓰였다.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앱도 있다.
회사마다 정책은 다르다. 일부 주유소 체인은 이 카드를 소규모 기업체나 특별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WOG 주유소 체인의 경우 하루 구매량을 10L로 제한하지만, 카드를 이용하면 40L를 얻을 수 있다.
르비우의 택시 운전사 타라스 미츠는 연료가 떨어져 이틀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고, 중부와 동부에서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초기에는 패닉이었다"며 "지금은 사람들이 이런 삶에 익숙해지면서 조금은 수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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