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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총 맞고도 부상자 실어나른 소녀 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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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총 맞고도 부상자 실어나른 소녀 운전사
러 폭격 뚫고 한시간 운전해 어른 두명 병원 이송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우크라이나 10대 소녀가 러시아군의 총격에 양쪽 다리를 맞아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차를 운전해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사는 리사 체르니셴코라는 이름의 15세 소녀다.
체르니셴코의 극적 탈출은 지난 1일 벌어졌다. 어머니를 잃고 대모와 지내던 그는 이날 포격 소리를 듣고는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폭탄이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두 남성이 폭탄 파편을 맞아 쓰러져 있었다. 치료를 위해선 1시간 거리의 병원으로 가야 했다.
부상자 중 한 명에겐 차가 있었지만,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 한복판을 운전해서 가겠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체르니셴코가 운전대를 잡았다. 부상한 성인 남성 2명과 아내 등 모두 4명이 체르니셴코가 운전하는 차에 탔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운전을 배우긴 했지만, 지옥과 같은 전쟁터에서 탈출하기에 충분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마을 외곽 도로 곳곳에는 지뢰가 깔려 있었고, 도로 위에 방치된 시신을 피해서 운전해야 했다고 체르니셴코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지뢰밭을 통과하자 러시아군의 공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우회전 도중 총알에 다리를 맞았다, 차가 멈췄다"며 "하지만 다시 차에 시동을 걸고 다시 운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려움도 충격도 없었다"며 "앞으로 가겠다는 각오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체르니셴코는 양쪽 다리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도 20분가량을 운전했고, 우크라이나군에 발견돼 바흐무트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덕분에 차에 탔던 부상자 2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
확인 결과 체르니셴코는 최소 총알 4발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왼쪽 새끼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에도 그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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