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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군 명예 먹칠"…푸틴 '10년 신뢰' 러 국방장관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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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군 명예 먹칠"…푸틴 '10년 신뢰' 러 국방장관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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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군 명예 먹칠"…푸틴 '10년 신뢰' 러 국방장관 운명은
"푸틴, 전쟁 후 책임 묻더라도 의리 지켜 보호할 듯"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예상밖의 고전에 책임을 질지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군은 부인하지만 우크라이나군과 전투에서 '강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우크라이나 북부의 수도 키이우를 속전속결로 점령하겠다는 초기 계획을 이루지 못하자 '2단계 작전'이라며 동부로 주 전력을 이동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흑해함대의 기함을 잃은 데다가 현대전에서 드물게 장성 10여명이 전사하기도 했다.
10년째 국방장관을 유지하는 쇼이구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뢰 속에 수년간 러시아군 양성을 주도했고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의 당위성까지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무능과 야만성이 드러난 전쟁"이라며 쇼이구 장관이 책임자로 지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정치 평론가 타티아나 사타노바야는 "푸틴 대통령이 쇼이구 장관의 전쟁 준비, 수행 방식에 크게 실망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책임 추궁은 군사작전 실패 자체보다 러시아군의 부실한 기초여건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토목 기술자 출신 행정가로서 군사 지식이 부족하고 침공이나 구체적인 군사계획을 실제 주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푸틴이 결정권자"라며 "(실제) 군을 지휘하고 운영하는 인물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합참의장급)"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의 고전 이유로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미약할 것이라는 오판과 성급한 진격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의 훈련 부족이나 작전수행능력 부실도 지적된다.
쇼이구 장관으로서는 2012년 취임 후 러시아군을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노출될 수 있다.
그는 계급이 낮은 병력이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는 미국식 부사관제를 폐기했으면서도 전문인력 유치를 소홀히 한 채 고가 최첨단 무기를 획득하는 데 열을 올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 때문에 러시아가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인적 역량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전쟁을 일으킨 게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의 러시아군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그가 구축한 군대는 각본이 있는 훈련에선 보기 좋고 제한적 전쟁에서 효과적이었으나 큰 전쟁에선 작전을 감당하지 못하고 체계적 문제를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전쟁이 진행중인 만큼 푸틴 대통령이 쇼이구 장관에게 당장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문제보다는 서방의 개입을 고전하는 이유로 여긴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군이 키이우 근처에서 고전하던 3월 공식행사에서 자취를 감춘 적이 있었다.
당시 온라인에는 갖가지 추측이 떠돌았고 쇼이구 장관의 실종설, 심장마비설, 쿠데타설 등이 구글 주요 검색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쇼이구 장관은 3월 29일에 돌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겨냥해 다음 단계 작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쇼이구 장관을 크렘린궁에서 대면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한 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쟁이 종식된 뒤에 푸틴 대통령이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현재의 실패에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본다. 숙청의 대상에 쇼이구 장관도 포함될지에는 전망이 엇갈린다.
쇼이구 장관이 푸틴 대통령이 거느린 대표적 충성파이자 '이너서클'의 핵심인사라는 점이 이런 혼선의 배경이다.
푸틴 대통령이 애호하는 래브라도레트리버 검둥개는 쇼이구 장관의 선물이다. 푸틴 대통령이 시베리아에서 웃통을 벗고 말을 타거나 강물에서 접영을 하는 정력을 과시한 사진도 쇼이구 장관이 동반 여행 때 만든 '작품'이다.
코프먼은 "쇼이구 장관은 책임을 지라고 하면 기꺼이 질 것"이라며 "푸틴 정권에서는 충성스러운 것으로 간주되면 책임을 떠안더라도 푸틴 대통령의 사람으로 보호받는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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