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청문회 받을 자세 안 됐다" 공세…국힘 "청문회 지연돼선 안돼"
병역면제 사유 놓고도 여야 공방 이어져…조 후보자 "불명예스러운 부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권희원 기자 = 4일 오전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신경전 끝에 파행했다.
인사청문회는 오전 10시께 개의했지만 조 후보자의 선서만 들은 뒤 질의를 시작하지 못하고 53분 만에 정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병역면제 관련 자료 등이 부족하다며 자료제출 완료 때까지 청문회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일단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추가 자료 제출을 조 후보자 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자료를 받을 때까지 청문회를 연기해야 한다"며 "민감한 개인 자료라서 제출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사생활을 즐기지 뭐하러 공직을 맡으려고 하나. 청문회를 받을 자세와 각오가 안 돼 있다"고 질타했다.
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침인지 캠프 지침인지 모르겠지만, (자료를) 안 내놓고 있다"며 "(제출한다는) 약속만 믿고 회의 진행을 할 수 없다. 한두 번 속은 게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청문위원들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검증을 위해 어떤 면에서는 타당하다"며 "하지만 자료 제출과 관련해 당선자라든지, 캠프의 지침이 있었다는 발언과 '한두 번 속은 게 아니다'는 말은 굉장히 듣기가 그렇다"고 응수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만약 병역을 면탈하려 했다는 증거들이 있다면 질의 시간에 공직 후보자로서 자격 없음을 증명하면 된다"며 "청문회는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일방의 주장으로 회의가 지연되어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여야는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오후 2시에 청문회를 속개했다.
조 후보자는 "자녀 임대계약서 자료와 관련해선 외국인 4명의 개인 정보가 들어가 있어서 자료요구를 하시는 의원들에게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며 "또 행정사 관련 자료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서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또 자녀 검증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저희 애들이 우리나라 나이로 30살 전후인 MZ세대이고, 딸의 경우에는 외국에서 11년째 생활하고 있는 상태"라며 "그런 부분에서 자녀들에게 동의받기가 굉장히 어렵지만 제가 알고 있고 딸이 얘기해준 범위 내에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
조 후보자는 자녀와 관련해 불거진 '아빠찬스' 의혹 검증을 위해 요구된 장녀의 현 직장 근무지와 미국 유학 학비 지원 내용 등의 자료를 '개인정보 부동의'와 독립생계 유지 등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또 조 후보자의 장남은 2억원이 넘는 아파트 임대차 보증금을 마련할 때 친지 등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다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뒤늦게 세무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가 만성 간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이력과 관련해서도 여야 간 공방이 오갔다.
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공무원 임용 시 건강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 국민들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질의하자 조 후보자는 "간염이라는 병 자체가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피검사를 해서 수치가 올라가면 쉬는 것 말고는 사실상 치료법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군인의 길을 가려고 1년 반 동안 노력했지만 (만성간염으로) 젊은 시절에 큰 좌절을 겪으며 육사를 나왔다"며 "육사 재학 중 간염질환은 제가 불명예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wise@yna.co.kr
hee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