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주포 대만 판매철회 논란 속 고속기동 다연장 로켓 제안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 행정부가 팔라딘 자주포의 대만 판매를 돌연 취소해 무성한 추측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 지원을 새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측이 M109A6 팔라딘 자주포의 대만 인도가 이르면 2026년 이후에야 가능하다면서 이를 대체할 무기로 HIMARS 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미국측의 제안에 대한 평가 작업을 거쳐 대체 방안을 마련한 뒤 입법원(국회)의 다음 회기 내 예산안과 함께 송부해 심의를 거쳐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의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의 팔라딘 자주포 판매 중단 통보로 인해 대만군의 방위 작전역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 제중(揭仲) 연구원은 HIMARS와 팔라딘 자주포의 임무가 서로 달라 상호 대체가 매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거리가 24~30km인 팔라딘 자주포가 대만·펑후(澎湖) 방위작전 시 제일선의 지상부대에 화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게 주요 용도인 반면 HIMARS는 사정 42~300km로 주로 전선의 후방인 적의 동남 연해의 중국군 기지 및 상륙 선단 등 고가치 목표물에 대한 타격이 주요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이 HIMARS의 추가 구매에 나선다고 해도 최대 수량이 17기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통해 유사시 일선 부대의 급변하는 상황 등에 따라 지속적인 화력 지원을 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제중 연구원은 특히 사격 지휘소(FDC)의 정보에 따라 통상 포탄을 발사하는 대만 포병의 경우 첫 포사격까지 5분이 소요될 수 있지만 팔라딘 자주포는 1분 내로 사격이 가능해 자주포가 대만 방어 작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올해 HIMARS 구매를 위해 151억 대만달러(약 6천470억원)를 편성해 오는 2027년까지 11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국무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최근 155mm 팔라딘 자주포의 대만 판매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맞서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대만 정부는 미국의 적극적 지원 아래 F-16V 전투기, M1A2T 전차 등의 무기를 대거 수입하는 한편 자체 기술로 비대칭 전력을 확충해 중국의 군사 압박에 맞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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