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오바마·클린턴과 잇단 오찬…중간선거 지원 요청?
바이든 지지율 '고전'…상·하원 모두 공화당에 내줄 위기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과 잇따라 오찬 만남을 가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오찬을 했다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광범위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오찬 이유에 대해 "몇 주 전 두 사람이 오찬을 하기로 얘길 나눴으며 오늘이 바로 그렇게 할 기회였다"고만 언급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도 오찬을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며칠 사이에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과 오찬을 함께한 것을 놓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긴밀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상원과 하원 모두를 장악한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줄 위기에 처해 있다.
상원은 민주당(민주 성향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이 50석씩 반분하고 있고, 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222대 212로 민주당의 의석수가 약간 더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계기로 대폭 하락한 지지율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대응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지난달 24∼28일 미국 성인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2%였다. 이마저도 전쟁 시작 전인 지난 2월 같은 조사보다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미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대로면 11월 중간선거에서 바이든의 민주당이 의회권력을 공화당에 넘겨주며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작년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에서도 트럼프가 민 공화당 인사가 승리한 바 있다.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었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이든 하원이든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에 내줄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추진 동력은 급격히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2024년 대선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절박한 상황인 만큼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클린턴 두 전직 대통령에게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협조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망이 거의 없는 가운데 클린턴과 오찬을 했다. 클린턴은 공직에서 물러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민주당에서 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기 있는 인사"라고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중간선거와 관련한 조언을 구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워싱턴DC에서 엄수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장례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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