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파키스탄 신임 총리, 우방국 사우디행…"도와 달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한 파키스탄의 신임 총리가 우방국이자 '구원투수'인 사우디아라비아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1일 사우디 국영 SPA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과 사우디 양국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신임 총리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의 지원금 30억달러(약 3조7천억원) 예치 기간 연장이나 다른 옵션을 통한 지원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공동 성명을 냈다.
파키스탄과 사우디는 오랜 이슬람 수니파 우방국이다.
파키스탄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에 따른 부채 급증과 외화 부족으로 작년부터 경제난을 겪고 있으나, 미국 등 서방국가와 관계가 원만치 않아 돈을 빌릴 나라가 거의 없다.
이에 사우디는 작년 10월 23∼25일 당시 파키스탄 총리 임란 칸이 방문해 지원을 요청하자 파키스탄 국영은행에 현금 30억달러를 예치, 외화를 공급했다. 또 원유 수출 대금 수납을 미루는 방식으로 12억달러(약 1조5천억원)를 추가로 지원했다.
사우디는 2018년 10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60억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파키스탄 의회는 지난달 10일 심각한 경제난 책임을 물어 '친중 인사'로 불리는 임란 칸 총리 불신임안을 가결하고, 새 총리로 셰바즈 샤리프 전 펀자브 주총리를 선출했다.
경제 전문 사이트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파키스탄 중앙은행을 인용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파키스탄의 대외 채무는 1천300억달러(약 164조원)에 달한다.
반면 외화 보유고는 최근 한 달간 162억달러(약 20조원)에서 108억달러(약 13조6천억원)로 급감한 상태다.
셰바즈 총리는 지난달 20일 취임 후 첫 내각 회의에서 "나라가 빚으로 침몰하고 있다. 지금은 전시내각"이라며 "가난, 실업, 인플레이션 등과 전쟁을 해야 한다. 즉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셰바즈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같은 날 재무장관을 미국으로 보냈고, 자신은 지난달 28일부터 사우디를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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