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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벌써 44도…인도 때 이른 폭염에 전력난·밀농사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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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벌써 44도…인도 때 이른 폭염에 전력난·밀농사 타격
3월 평균 기온은 121년만에 최고치…화재도 빈발
세계 밀 가격에 악영향 우려…"지구 온난화가 근본 원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중북부 지역을 강타한 때 이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5∼6월에야 볼 수 있었던 여름 폭염이 일찌감치 닥치면서 전력, 농사 등에 큰 타격이 생겼고 화재도 빈발하고 있다.
특히 별다른 대책 없이 온몸으로 폭염에 직면한 저소득층은 생존의 위협까지 받는 실정이다.
28일(현지시간) 인도기상청(IMD)에 따르면 북부에 자리 잡은 수도 뉴델리는 29∼30일 최고 기온이 4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예년 이 시기 뉴델리의 최고 기온은 40도를 넘지 않았다. 40도 중반을 넘나드는 폭염은 5∼6월 여름철에나 찾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빨리 폭염이 닥친 것이다.
이른 더위는 뉴델리뿐만 아니라 중부와 북서부 등 여러 곳에서 지난달부터 발생했다.
올해 인도의 3월 평균 최고기온은 33.1도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지방정부 수장들과의 온라인 회의에서 "기온이 평소보다 훨씬 일찍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예년보다 빨리 폭염이 찾아온 탓에 곳곳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우선 냉방 전력 수요 급증과 석탄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발전소 가동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로 인해 서부 라자스탄주, 펀자브주 등 여러 곳에서는 단전이 자주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하루 8시간까지 단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화재도 빈발했다.
특히 뉴델리 북서쪽의 쓰레기 매립지에서는 대형 화재가 며칠째 계속되며 유독 가스를 뿜어내는 중이다.

밀 농사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인도는 세계적인 밀 생산국인데 평소와 다른 기온 패턴으로 인해 밀 수확량이 예년보다 15∼20%가량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2021∼2022 회계연도(4월에 시작)에 870만t을 수출한 인도의 밀 생산에 큰 지장이 생길 경우 세계 밀 가격도 더 급등할 것으로 우려했다.
밀 등 곡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해 이미 크게 오른 상태다.
또 폭염은 냉방 시설이 없는 서민 가정이나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 보고서 주저자인 찬드니 싱 박사는 BBC뉴스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몸을 식힐 자원이 적고 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머무를 수 있는 옵션도 적다"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폭염의 주원인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인도 열대기상학연구소의 기후 과학자 록시 매슈 콜은 "여러 대기 요인이 있지만 지구 온난화가 폭염 증가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기상청의 나레시 쿠마르 선임 과학자는 북서부와 중부 지역에 강우량이 거의 없었던데다 고기압이 덥고 무더운 날씨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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