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번지 등 주가 급등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곡물 공급이 감소하고 가격은 급등한 가운데 여전히 강한 수요가 유지되면서 거대 글로벌 곡물 기업들이 큰 이익을 얻고 있다.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급감한 탓에 올해 밀 가격은 40% 이상, 옥수수는 35% 이상 각각 치솟았다. 남미를 포함한 주요 곡물 생산국의 악천후도 곡물 공급 문제를 악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주요 곡물 기업은 최근 잇따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는 1분기 순이익이 10억5천만달러(약 1조3천억원)로 작년 동기(6억8천900만달러)보다 53% 급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ADM은 세계 4대 곡물 기업을 일컫는 'ABCD' 가운데 'A'다.
후안 루치아노 ADM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급등에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라이벌이자 4대 곡물 메이저에서 'B'로 통하는 번지(Bunge)도 이날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했다.
번지는 비경상비용을 제외한 주당 조정 순이익이 4.26달러로 작년 동기(3.13달러)보다 36% 늘었다.
번지는 미국 곡물 거래 기업이자 세계 최대 오일시드(기름을 짤 수 있는 식물 종자) 처리업체다.
그레그 헤크먼 번지 CEO는 "시장의 혼란으로 전통적인 무역 흐름이 바뀌고 곡물 가격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강한 수요와 공급 감소가 겹쳐 업계의 마진이 세계적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남미의 대두 수확 감소와 각종 식용유 공급 부족에 이 회사의 농업 부문 거래량은 약 7% 감소했지만, 가격이 오른 덕분에 매출은 거의 15% 증가했다.
곡물 기업들의 주가도 올해 들어 급등세다. ADM 주가는 올해 30% 넘게 올랐으며, 번지 주가는 20% 이상 상승했다.
'ABCD'에서 'C'인 미국 카길(Cargill)과 'D'인 프랑스 루이드레퓌스컴퍼니(LDC)는 비상장회사로 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다.
카길 등은 러시아산 곡물을 계속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번지와 ADM은 우크라이나 곡물을 가능한 한 많이 세계 시장으로 수출하기 위해 대체 루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번지는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에서 운영을 일부 재개했으며, 주로 철도와 도로로 곡물을 수출하지만 물량이 제한적이라고 헤크먼 CEO는 말했다.
ADM은 우크라이나에 직원이 650명 있으며 번지 직원은 1천명이다.
ADM은 남미의 가뭄과 캐나다의 카놀라 작황 부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곡물 공급이 몇 년간 계속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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