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중형 수감자들 맞교환…미 "양국관계엔 영향 없어"(종합)
美 "수개월 협상 끝 성사…우크라이나 지지 유지"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최악의 갈등을 겪는 미국과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 상대국에서 복역 중인 자국민 중형 수감자들을 맞교환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일이 우크라이나전에서 비롯된 미·러 갈등 관계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국무부와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상대국에서 수감 중인 미국인 트레버 리드와 러시아인 콘스탄틴 야로셴코의 교환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몇 달간 협상 끝에 이뤄진 수감자 맞교환은 제3국에서 이뤄졌으며, 두 사람 모두 본국으로 귀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어 공부 등을 이유로 모스크바에 머물던 미국 해병대 출신의 리드는 2019년 8월 현지 경찰관을 위협하고 폭행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7월 모스크바 법원에서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2021년 6월 열린 항소심도 리드에 대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리드는 지난달 28일 교도소의 처우에 항의해 단식 농성에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조종사로 일하던 야로셴코는 지난 2010년 5월 현지 보안당국에 코카인 대량 운송 시도 혐의로 체포돼 곧바로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인계됐다.
DEA는 야로셴코를 포함한 5명의 마약 밀매범들이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으로부터 4t 분량, 시가 1억 달러어치의 코카인을 넘겨받아 라이베리아와 가나 등으로 운송하려 모의했다고 밝혔다.
야로셴코 등은 미국으로 압송돼 기소됐으며 뉴욕 법원은 2011년 9월 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이후 야로센코의 항소심도 기각됐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신냉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립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이목을 끈다.
하지만 미국은 리드의 귀국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맞교환과 양국 관계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협상은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며 스파이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된 미국인 폴 웰런 등 해외의 다른 억류자들이 풀려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트레버의 가족도 성명을 내고 그동안 악몽처럼 지냈다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협상은 트레버의 자유 확보에 엄격히 제한돼 있었다면서, 러시아와 더 광범위한 외교적 대화의 시작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끔찍한 폭력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우크라이나 지지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