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장세…코스피, 2,400까지 갈 수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속 경기 둔화 우려 확산
"상반기 변동성 큰 장세…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에 약세장"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박원희 이미령 기자 =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과 강도 높은 긴축 여파로 증시가 출렁거리고 있다.
27일 오전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 급락 여파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장 초반 2,610선까지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 900이 붕괴돼 880선까지 내려갔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급등해 2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1,260원 선을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증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코스피는 올해 하반기에 2,400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008560]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예상보다 강한 긴축,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까지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상반기 내내 변동성이 크고 불안정한 투자심리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하반기에 완화해야 시장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며 "적어도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이 0.5%포인트(빅 스텝)인지, 0.75%포인트(자이언 트스텝)인지를 확인해야 투자 심리가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명지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장세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활동이 침체하지만 물가가 치솟는 특수한 상태를 말한다.
그는 "어제 미국 시장에서 주식은 폭락하고 장기 금리가 떨어진 건 시장 참여자들이 경기가 위축될 거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형 기술주들이 성장을 멈추고 실적 감소로 갈 가능성이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 장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매도를 자극해 코스피도 대부분 하락한다"며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3% 이상 오른 국면에서 코스피는 높은 확률로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가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에 2,400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물가와 금리 급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가시화해 내년 전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후 1년 내 증시 최대 하락 폭은 대략 평균 11%로 나타나 이를 코스피에 적용하면 2,40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 과거 미국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한미 증시는 대체로 부진했고 수출 증가율 둔화 국면을 고려할 때 코스피는 가치평가 할인 국면 평균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정 팀장은 그러나 "미국은 이제 약세장에 진입하고 있으나 코스피는 작년 1월 이후 약세를 이어와 가치평가 차이가 크다"며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코스피는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로 가치평가 하단에 있지만, 미국은 PER 20배, PBR 4배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스피 2,600 코스닥 850 수준을 지지선으로 봐야 한다"며 "코스피 2,600선은 긴축과 전쟁 발작이 동시에 나왔을 때 유지된 지지선으로 이 선이 무너지면 공포 심리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600을 밑돌면 저평가 국면으로 보고 있지만, 주식 매수에 가담하기보다 보수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리츠증권 이 센터장은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 시간을 버틸 수 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시기적으로 주식 매수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변 연구원은 "자산 배분 관점에서 코스닥과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는 등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권했다.
한국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매도 국면에선 코스피 기준으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안정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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