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우디·UAE 등 협력받아 해외서도 위구르족 탄압"
키신저미중연구소 "5천500명 추적…1천500명 이상 구금·강제 송환"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가혹한 인권탄압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정부가 해외의 위구르인들을 추적해 본국으로 송환시키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무슬림 소수 민족 탄압에 대한 비판을 단속하기 위한 위구르인 수색 작업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협조하에 이뤄지고 있다.
NBC가 인용한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산하 키신저미중연구소의 신규 보고서 '강철 만리장성'(Great Wall of Steel)에는 중국 국가안전부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도움을 받아 세계 곳곳에서 위구르인을 억류하고 송환하는 등 탄압 정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외부의 위구르인 5천500여명이 중국 정부의 표적이 됐고, 중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은 사이버공격과 협박을 받았다. 1천500여명 넘는 위구르인은 붙잡혀 구금되거나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송환된 이들은 감금 상태에서 고문을 받게 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위구르인의 중국 강제 송환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달 13일 사우디아라비아는 위구르족 여성과 13살 난 딸을 중국으로 강제 추방했다. 아이의 아버지와 또 다른 위구르인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구금돼 있으나 정식으로 기소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NBC는 전했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협조하는 것은 중국의 압력 때문이다.
인류학자 에이드리언 젠즈는 중국 정부가 막강한 경제력과 인프라 건설이라는 선물을 무기로 위구르족의 역경에 동정심을 가질 수 있는 무슬림 인구가 많이 사는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대우를 무슬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국 정부는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들 이슬람 국가의 정부와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 단체와 미국 등 서방 진영은 신장 지역에서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과 무슬림 소수 민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위구르족 100만명 이상을 강제수용소에 감금하고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폭로 등이 나왔지만, 중국 정부는 이러한 주장을 줄곧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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