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험료 이어 생명보험료도 내릴까…당국, 업계에 점검 예고
과거 같은 금리 수준일 때보다 종신보험 등 보험료 10~20% 비싸
금감원 "보험사 자체 점검부터 당부…금리 대비 과도한지 살펴볼 것"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생명보험업계에 보험료 산정체계 점검을 예고해 상반기 자동차보험료에 이어 하반기에 종신보험 등 생명보험 보험료가 낮아질지 주목된다.
24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20일 생명보험업계에 각사가 보험료 산출체계의 합리성을 자체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생명보험사들이 2019년부터 작년 초까지 저금리를 이유로 보험료를 여러 차례 인상한 후 금리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됨에 따라 이제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험료 하향 조정 요인이 생겼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년 6개월가량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했고, 최근에는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으나 보험료를 좌우하는 예정이율은 변동이 없어 보험 소비자의 불만이 커졌다"며 "생명보험사들에 보험료 산출체계의 합리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지난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상품 가격은 업계 자율이지만, 그 산정 과정은 합리적이고 투명해야 한다"며 "예금·대출금리차와 마찬가지로, 보험료를 결정하는 예정이율도 시장금리와 차이가 지나치다면 금감원이 산정체계를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정이율이란 계약자에게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부과해야 할 보험료 월납액을 산출하는 데 필요한 이자율(할인율)이다.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올라간다.
고액 보험료를 장기간 납입해야 하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생명보험의 보험료 부담은 예정이율 변동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평균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기준금리가 1.5%이고 채권(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 중·후반대일 때 보험업계는 2% 후반대 예정이율을 적용했고, 기준금리가 0.5%, 채권금리가 1% 중·후반대로 떨어졌을 때는 예정이율을 2% 초·중반대로 운영했다.
시장금리는 2020년 9월 상승세로 반전했고 기준금리는 작년 8월 이후 네 차례 인상돼 현재 1.5%로 재상승했다. 특히 채권 금리는 3%를 돌파한 데 이어 연중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생명보험사의 예정이율은 2% 초·중반대, 낮은 곳은 1%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2021년 이후 생명보험 가입자들은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과거 비슷한 금리 수준일 때보다 보험료를 10~20% 더 내고 있는 셈이다.
올해 손해보험업계에서 자동차보험료를 내렸을 뿐만 아니라 보장성상품의 예정이율을 잇따라 올려 보험료 경쟁이 되살아난 것과도 대조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생명보험업계에 보험료를 자체 점검하라고 당부하면서, 예정이율과 시장금리 차가 과도하거나 계속 확대된다면 당국이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방침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 지난달 29일 '2022년도 보험감독업무설명회'에서 기초율 사후 감리 강화 등 보험료 산출 합리성을 점검하겠다고 안내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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