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분석…"한국내 그린필드 FDI, 미중갈등 전보다 33% 줄어"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미중 갈등 이후 유럽연합(EU)이 외국인 투자에서 수혜를 입었지만, 한국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필드'(Greenfield)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유럽에서 미중 무역갈등을 기점으로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필드 FDI는 외국 자본이 투자 대상국의 토지를 직접 매입해 해당 국가에 공장을 짓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FDI 유형 중 하나다.
미중 무역전쟁(2018년 3월)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3년간 그린필드 FDI 평균과 이후 3년간의 평균을 비교해보면 EU 지역 내 그린필드 FDI 증가율은 47.0%로 1위였다.
이어 중국(13.5%), 일본(12.1%), 미국(5.7%) 등의 순이었고 한국은 반대로 32.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통해 공급망 재편과 산업경쟁력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인텔이나 SK그룹의 투자 사례에서 보듯 세계 주요 기업이 상대적으로 미중 갈등에 영향을 덜 받는 EU나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년간(2013년~2020년) FDI 수익 재투자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24.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5.0%) 이하였다.
미중 갈등 전후 3년간 재투자율 평균을 비교해보면 OECD는 36.5%에서 40.3%로 3.8%p(포인트) 상승했으나, 한국은 44.8%에서 32.1%로 10%p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은 4.7%p, 독일은 4.4%p 늘었다.
한편 글로벌 투자에서 50억달러(약 6조원)가 넘는 메가 M&A 비중은 세계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메가 M&A 비중은 2011년 29.9%에서 지난해 39.7%로 늘고 건수는 69건에서 197건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은 같은 기간 4.2%p, 중국은 28.4%p, 독일은 29.1%p 비중이 늘었지만 한국은 2016년 이후 메가 M&A가 단 1건 밖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은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FDI 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첨단소재와 부품 공급망 재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린ㆍ디지털 뉴딜 정책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메가 M&A를 위해 국내에 있는 각종 해외펀딩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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