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반도체 기업, 세계 순위 25권밖으로…"미국 제재 여파"
중국 기업들의 세계 시장점유율도 6.7%에서 6.5%로 낮아져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그룹의 반도체 부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海思半導體, HiSilicon)의 세계시장 점유율 순위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세계 2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2021년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하이실리콘이 미국의 제재 여파로 매출액 기준 세계 상위 기업 25위안에 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가트너는 보고서에서 하이실리콘이 세계 반도체 기업 상위 25위밖으로 밀려난 점을 지난해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하이실리콘의 매출은 2020년 82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15억 달러로 무려 81%나 줄어들었다"면서 "이것은 미국 정부의 하이실리콘과 모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하이실리콘이 세계 반도체 기업 상위 25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도 2020년 6.7%에서 6.5%로 낮아졌다.
가트너의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 순위 1위 기업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2.3%에 달했다.
앞서 하이실리콘은 중국의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JW 인사이트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국 반도체 기업 매출 톱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화웨이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6천368억 위안(약 122조 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화웨이 그룹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5월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대해 화웨이와 하이실리콘을 비롯한 화웨이 계열사들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규제를 개시했다.
또 2020년 5월부터는 미국의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기업들에도 화웨이와 화웨이의 계열사에 부품을 공급할 때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 그룹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로써 화웨이 그룹은 미국의 기술 및 서비스와 관련된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차단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의 강경책을 이어받아 화웨이가 요청한 5G 기기용 반도체 칩 수출 라이선스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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