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인간을 위한 도전 끊임없어…변화는 계속 진행형"(종합)
회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글로벌 격변에 "예측기능 개선 노력중"
尹정부 규제완화 공언엔 "기대한다…열심히 할테니 도와주기 바란다"
"현대차 변화 노력 30∼40점…이겨야 할 상대는 바로 우리 자신"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뉴욕 국제오토쇼 참석차 방미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현지시간) "인간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것은 계속 끊임없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제네시스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세계 올해의 차' 등 3개 부문 상을 휩쓴 데 대해 "상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이 지난 2020년 10월 회장 취임 후 기자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 등 고위 임원들과 함께 1시간 반 이상 특파원단과 대화를 나눈 그는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모빌리티"라며 "그걸 편하게 해드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저희 목표"라고 규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에 대한 질문을 받자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업 변화를 열거하면서 "지금과 같은 변화가 그때도 있었고, 변화는 계속 진행형"이라고 답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해선 "국제 정세가 불안하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어떤 일이 시작될 때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니까 항상 시나리오를 갖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회사에서 예측 기능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언론계와 정관계 등 외부와 많이 소통해서 예측 기능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당연히 차질은 있다"면서도 "기회 요인도 있다. 그동안 신경쓰지 못했던 다른 지역에서 잘할 수도 있다. 낙담할 것만은 아니다"라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공언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어느 정부든지 저희가 하기에 달린 것 같다"며 "저희가 열심히 할 테니까 열심히 도와주기를 바란다는 게 저희의 부탁"이라고 답했다. 이어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는 "항상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현대차 남양연구소 방문도 언급하면서 "규제 완화 등 새 정부의 의지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고, (저도)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말씀드렸다"면서 "우리 직원들도 많이 고무됐다"고 전했다.
이번 뉴욕오토쇼의 트렌드는 "전기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라는 두 개의 축"이라고 느꼈다는 정 회장은 "2045년이 되면 수소연료차를 포함해 전기차가 90%, 80%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하면서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 푸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비전에 관해선 "요소 기술이나 부품과 같이 로봇 기술의 브레인이 되는 기술들을 가진 곳들과 협업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라면서 "산업용과 개인용을 모두 보고 있다. 개인용 로봇은 어디나 따라다니는 비서 역할을 하는 로봇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수소전기차 구상에 대해 정 회장은 "시행착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 지연될 수 있다"면서도 "최대한 당겨서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동차 가격 인상에는 "원자재 가격이 다 올라가니 차뿐만 아니라 다른 가격도 다 올라가는 것"이라면서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차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고객들이 서비스든 뭐든 더 받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저희가 잘 하다 보면 국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적은 더 큰 고객들에 있고, 그것은 국가를 초월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인 혼다를 제친 데 대한 소감으로는 "차를 많이 판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저 자신부터, 저희 내부 체질을 바꾸는 데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차원의 변화 노력에 관해 몇 점을 주고 싶느냐는 물음에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며 "점수로 하자면 30점이나 40점 아닐까"라고 답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서는 "2026년까지 레벨3는 완벽하게 할 것"이라면서 "레벨4도 사내 연구소 안에서는 테스트하고 있지만 얼마나 완성도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미국 기준으로 레벨4는 2026년까지 일단 차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특정 도로에서만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저희 기술로 보면 2026년이 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의 라이벌이 누구냐는 물음에 정 회장은 "꼭 자동차 회사가 라이벌인지 모르겠다. IT회사 등도 경쟁상대"라며 "이겨야 하는 건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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